정신과 진료를 하면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점이나 다른 가족들의 문제점을 고쳐달라고 요구한다. 자신의 장점이 무어냐고 물었을 때 자신 있게 나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사실 단점이라 생각하는 것도 다른 각도에서는 장점이 되기도 하고 장점을 잘 계발하면 단점이 극복되기도 한다.

전 세계인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중 하나인 애플의 창시자이자 미국의 기업가 스티븐 잡스도 자신의 장점을 잘 계발한 사람들 중에 하나이다. 1955년 2월 24일 미혼모의 아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나 출생 직후 폴 라인홀트 잡스와 클라라 헤고피언 부부에게 입양되었다.

어려서부터 활동적이었던 잡스는 유아기 시절 새벽 4시면 일어나서 놀았고 호기심이 강하여 친구와 집안 구석에 있는 바퀴벌레 약을 마시거나 전기 소켓에 금속 머리핀을 넣어 화상을 당하기도 하는 등 위험천만한 장난을 치곤하였으나 양부모님들은 잡스를 항상 사랑으로 돌봐주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너무 쉬운 학교 공부에 따분함을 느끼고 시간 낭비라 생각하여 숙제도 하지 않고 또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며 선생님께도 자주 대드는 등 문제 학생이었다. 교실에 폭발물을 설치하거나 뱀을 풀어놓는 행동을 앞장서서 조기 귀가조치를 당하기도 하고 다른 학교로 전학을 하기도 하는 등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였다.

새롭게 이사를 간 로스앨토스는 많은 엔지니어들이 모여 사는 지역으로 잡스는 이곳에서 아버지를 통해 데스크톱 컴퓨터를 처음으로 접하게 되면서 전자공학에 흥미를 느꼈다. 잡스는 말이 장황하게 많아서 사람들은 그와 이야기하는 것은 “소방호스에서 물을 한 모금씩 마시려는 것과 같다”라고 할 정도였다.

고등학교 당시 마리화나를 피우고 과학 이외에 것들에 흥미를 더 느끼기도 하였으나 5살 연상의 스티브 워즈니악을 만나게 되면서 전자공학과 음악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게 되었다. 두 사람이 장난으로 만든 블루박스를 판매하면서 훗날 함께 일하게 되는 큰 계기가 되었다. 대학 입학 후 비싼 대학 등록금과 원치 않는 필수 과목 수업에 실증을 느낀 잡스는 첫 학기 성적을 받고 학업을 포기한다.

그 후 1974년 비디오게임 제조사 아타리에서 기술자로 일을 하다가 1975년 워즈니악과 첫 컴퓨터를 개발하며 함께 애플사를 설립하였다. 25세 애플의 성공으로 백만장자 거부의 대열에 오래게 되면서 애플 I, 애플 II, 매킨토시 등을 출시하며 혁명적 성공을 일으키지만 제품 개발 시 비용과 가격 추정에도 실수를 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일정을 제시하고 기한을 맞추지 못하며 다른 사람 탓을 하여 마찰을 만들기도 하였다.

다른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잘 듣지 않고 무조건 반대한 후 수일 뒤 자신의 아이디어라며 동일한 이야기를 제시하기도 하여 직장 동료들과의 어려움이 많았고 이로 인해 30세 무렵 이사회의 결정에 의해 경영권을 빼앗기게 된다. 그 뒤 10년 정도가 지나 애플이 넥스트사를 인수하게 되면서 잡스는 41세에 다시 애플로 복귀한다. 복귀 후 여러 가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들을 만들어내 또다시 대대적인 성공을 이루었으나 48세 말 췌장암이 발견되어 56세 사망하였다.

스티브 잡스는 어려서부터 활동적이고 호기심이 많아서 대인관계나 학교생활에 어려움이 많았고 성인이 된 후에도 직장생활까지 문제들이 지속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성향이 있었기 때문에 잡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하고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뛰어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며 애플이라는 대기업을 만들 수 있었다.

만약 부모들이 잡스의 부주의하고 충동적인 행동만 교정하려고 했었다면 그의 호기심과 넘치는 열정을 충분히 발달시키고 잠재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자신도 그리고 우리의 자녀도 부족한 것을 수정하고 바꾸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장점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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