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찾아가는“간헐적”서비스서 24시간 관리하는 “지속적”서비스 시대로
LG경제연구원 "20년 후 보건의료분야의 미래상" 보고서


LG경제연구원은 13일 "20년 후 보건의료분야의 미래상"이란 보고서를 통해 "생명공학과 나노공학, 정보기술(IT) 간의 융합으로 미래에는 보건의료 분야의 개념이 바뀔 것"이라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20년후엔 나노기술이 발달해 초소형 로봇이 혈관을 돌아다니며 손상된 세포를 고치고 해로운 바이러스를 청소하며 손상된 뼈와 간을 재생하는 시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음은 LG경제연구원은 "20년 후 보건의료분야의 미래상"이란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했다.

보건 의료 분야의 미래 전망

● 맞춤 의료 시대
유전자 공학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 수명 연장, 인간의지능 및 신체적 능력 증강 등의 분야에 널리 사용되며 그 중에서도 특히 인간 지놈 프로젝트는 개인의 유전자 프로파일 생성을 가능하게 하여 정확한 질병 진단 및 어떤 약품이 각 개인에게 가장 효과적일지, 어떤 부작용을 일으킬 지 예측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따라서 누가 장래에 알츠하이머병이나 암 같은 질병에 걸릴 지 예측하는 것도 조만간 가능해진다. 질병의 유전학적 발병 원인을 알게 되면 관련 유전자가 어떤 단백질을 생산하는 지 알 수 있게 되고, 그러면 그 단백질을 차단할 수 있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 미래에는 유전자 진단법을 통해 각 개인이 특정 질병에 걸릴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 지, 어떤 환경하에서 질병으로 발생될 가능성이 커지는 지 알 수 있게된다. 설사 발병한다 할 지라도 개인의 유전자프로파일에 따라 적정한 약물을 선택하거나 유전자 치료를 통해 문제를 유발하는 유전자 자체를 고치거나 교환할 수도 있다. 개인별로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가 이루어지는“맞춤의료”의 시대가 되는 것이다.

● 수명 연장 및 능력 증강 가능
유전자 공학은 노화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조작함으로써 일반적인 노화를 지연시켜 인간의 수명 자체를 연장한다. 유전자 공학 이외에 줄기세포 관련 기술, 나노기술 등이 보편화될 경우 인간의 평균 수명은 2075년경 100~125세까지 연장될 것으로 세계미래협회에서는 전망했다. 치료 목적이 아닌“개선”목적으로 유전자 공학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지구미래연구소에서는 전망했다. 임신 직후 배아 상태일 때 유전적 결함을 발견, 치료하고 유전적으로 배아를 재설계하는 것이다. 자녀의 외모, 지능과 신체적 능력개선을 위해 부모는 미인대회 수상자, 노벨상수상자, 올림픽금메달리스트의 유전자 등을 혼합, 자신의 태아를“디자인”할 수 있다. 그러나 치료의 목적이 아닌 이러한 유전자조작은 많은 윤리적 문제를 내포하므로 전세계적으로 연구가 금지되거나 아주 제한된 범위 내에서 허용될 가능성이 높다.

● 나노 로봇이 혈관 속 청소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손상된 뼈나 간 또는 눈을 쉽게 재건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 또 현재 마이크로 로봇이 위나 소장 등에 들어가 신체 내부 영상을 외부로 전송하는 데에서 발전하여 크기가 더 작은 나노 로봇이 우리의 혈관을 따라 여행하면서 손상된 세포를 고치고 해로운 바이러스를 청소한다. 나노입자는 약물 전달 체계의 효율적인 도구로서 빠른 약물 흡수를 돕고, 목표 부위로 약물을 정확히 전달하며, 체내에서 약물의 배출 속도를 조절하거나, 체내 면역체계로부터 약물을 보호하는 등의 다양한 목적에 사용된다.

● 원격의료(텔레메디슨) 진화
무선통신 기술의 발달로 언제 어디서든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통해 혈당검사와 함께 식사나 운동량 등에 대한 결과가 환자에게 전송되고 인슐린 재처방을 신청할 수도 있다. 개인의 의료관련 정보를 담는 스마트 카드 칩은 병력, 수술력, 특정 약에 대한 거부반응 여부 등에 관한 정보를 멀티미디어 형태로 저장하며 장기적으로는 개인의 유전자 프로파일도 저장된다.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 모든 의사와 병원이 세계 보건의료 네트워크라는 하나의 온라인 사이트로 연결되어, 개인의 보건의료 정보와 처방을 언제 어디든지 보낼 수 있게 된다. 의사들은 인터넷에 연결된 장치를 손목, 허리 등에 달고 진료하게 될 것이고, 이 장치들은 인공지능을 갖고 있어 의사들이 더 많은 정보를 검토하여 빠르게 결정하게 해 주고, 환자가 세계 어디에 있든 지 필요한 처치를 할 수 있게 된다.

● 로봇이 환자를 수술하고 간호
현재 전세계적으로 300개 정도의 병원에서 수술용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Intuitive Surgical이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다빈치라는 로봇은 전립선 절제술, 심장수술, 위 우회술 등에 이용된다. 미래에는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로봇의 도움을 받아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며 전 세계의 의사 또는 의대생들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 보고 필요한 조언을 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만성 질환자는 집에 24시간 작동하는 간호 로봇을 두게 될 것이다. 또 원격지에 있는 의사는 휴대전화나 PDA의 화면을 통해 긴급상황을 보고 받고 환자의 상황을 보면서 응급처치를 하거나 온라인으로 필요한 약을 처방한다.

● 의류나 체내 이식용 센서가 몸 상태 진단
바이오 의류는 신체를 검사하는 센서 및 정보의 무선전송 기능을 가지고 있는 의류로서, 이를 통해 개인들은 심장 박동, 호흡, 체온 등의 생리학적 지표들을 외부에서 모니터할 수 있다. 위급 상황 시 환자의 정보는 무선으로 의료센터까지 전송이 되며 자동으로 구급차가환자를 찾아가게 될 것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

우리는 과거 200년에 걸쳐 일어난 과학의 발전보다 앞으로 20년 동안 일어날 과학의 발전이 더 크고 획기적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만 운영되는 국가 및 기업은 어느 순간 큰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미래의 보건의료 분야는 현재에는 상상으로만 가능한, 어쩌면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변화가 초래될 전망이다. 기술 발전의 세계적인 추세는 정보 기술과 생명공학 및 나노기술 사이의 융합현상이다. 이를 바탕으로 보건의료 서비스가“표준화”서비스에서“맞춤화”서비스로, 아플 때만 병원을 찾아가는“간헐적”서비스에서 24시간 신체 상태를 계측하는“지속적”서비스로 바뀌는 등 보건의료 분야에 대한개념 자체가 바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건의료 분야 뿐만아니라 그에 관련된 사회 구조 및 사회 생활상도 크게 변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준비하는 국가와 기업에게는 다양한 사업기회가 창출되고 세계의 기술발전, 사회 변혁을 주도해 나갈 능력이 주어질 것이다. 그 기회를 하루 빨리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현재 여러 국가에서 정부와 기업 간의 협력 하에 경쟁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 과학기술부에서 생명과 건강 관련 중요 과제로 선정한 95개 과제중 94개에서 이미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줄기 세포 연구 등의 성과로 한국은 현재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예측을 충실히 하고 생명공학뿐 아니라 관련 정보 기술, 나노기술 등을 바탕으로 한 제반 인프라를 공고히 하지 않는 한 우리의 보건의료는 우리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다른 국가 및 기업들에 종속되고 말 것이다.

보건의료 개념의 변화 및 이에 수반된 사회 생활상의 변화를 충실히 전망하고 또 그에 수반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국가 및 기업 차원에서 내·외부 네트워크를 이용한 미래예측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전략 방향을 수립 해야할 것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