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햇살은 따스하고 하늘은 파랗다. 겨울동안 앙상해졌던 나뭇가지에는 간난 아기의 살결만큼이나 부드러운 잎사귀들이 봄을 반기듯 고개를 내민다. 철쭉, 개나리, 목련, 벚꽃도 이에 질세라 아름다운 색을 뽐내며 봄을 반긴다. 계절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시간은 우리네 마음이나 사정과는 상관없이 유유히 흘러간다. 
 
2014년 4월 16일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팽목항에서 세월호를 탑승했던 476명의 탑승자들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고를 당하였고 172명은 구조되었으나 295명이 숨졌고, 9명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등 아직까지 진상규명도 명확히 되지 않고 있다. 
 
생존자, 유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은 사고 1년을 맞아 기념일 반응으로 또다시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념일 반응이란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남아있는 사람들이 떠난 사람의 생일이나 기일에 평소보다 더 우울해지고 슬퍼지는 심리 반응이다. 그런데 이러한 반응은 어린 자녀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부모들이나 마음이 여리고 불안감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직접적인 관련은 없으나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
 
대형 재난은 이렇듯 해결이 쉽지 않고 전 국민들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지역 사회적 그리고 국가적 차원의 도움 없이 개인만의 노력으로 극복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런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회복탄력성(resilience)만이 아닌 사회적 회복탄력성1)도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이란 고난과 시련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하고 더 멀리 도약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즉 개구리가 뒷다리 근육을 이용하여 높이 뛰어오르듯이 우리는 회복탄력성이라는 마음의 근육을 이용하여 인생의 역경을 벗어날 수 있게 된다. 
 
개인적인 회복탄력성은 자존감, 자기효능감, 자기조절력, 안정적 애착관계, 친구관계 뿐만 아니라 재난에 노출된 횟수가 많거나 이차적인 스트레스의 유형과 심각도등과도 관련이 있고, 사회적 회복탄력성은 학교와 지역사회의 안정적이고 지지적인 환경과 관련이 있다.
 
사회적 회복탄력성 강화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 안산 지역에서는 고대 안산병원에서 ‘안산온마음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단원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심리치유를 돕기위해 단원고내 “마음건강센터”에서 스쿨닥터 김은지 마음건강센터장(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이 함께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분향소를 안전체험 공원화하고 세월호 기억저장소로 정하며 일부 지역에 사랑방을 만들어 운영하며 가족과 지역 사회 주민들의 건강한 애도과정을 도우려 하고 있다. 단원고 학생들과 선생님들도 사진전이나 꽃집을 운영하며 나름대로 애도의 추모의 시간을 가지며 부정적인 감정들을 극복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일베 회원으로 알려진 20세 성인의 단원고 오뎅사진 사건이나 세월호 관련기사들 밑에 달린 입에 담기 어려운 악플들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이와 같은 이차적인 스트레스들은 외상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의 심각도를 높이고, 증상의 만성화에도 영향을 주는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세월호 사고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되지만 어쩌면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도 있었고 추후 나, 가족, 친지나 가까운 사람들에게 일어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써 현재 유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확인하고 해결될 수 있게 도와주어야하며 원인을 정확히 규명하여 또 다른 희생자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한다. 만약 도움을 주기 어렵다면 최소한 방해는 하지 말아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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