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원 의무원장

 어린 시절 의사인 부친을 보며 병원 인근에 살면서 의사의 꿈을 키웠던 소년이 어른이 된 후 그 병원 의무원장으로 부임했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 신임 의무원장(前 분당서울대병원 유방센터장)은 “많은 추억을 안고 살았던 이 병원이 저의 ‘직장’이 됐다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대림성모병원을 ‘행복한 병원’으로 만드는 것이 제 꿈”이라고 밝혔다.

3월 3일 취임식을 가진 김성원 의무원장은 대림성모병원 설립자인 김광태 이사장(국제병원연맹 회장)의 장남이다.

대림성모병원이 이제 2세 경영에 들어섰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린 김성원 의무원장은“지역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게 엊그제 같은데 35년 만에 대림동에 다시 돌아왔다.”며 “짧지 않은 시간동안 병원의 규모도 커졌고, 소달구지가 다니던 병원 앞길은 이제 엄청나게 많은 교통량으로 정체가 심해지는 등 참 많은 것이 변했지만 많은 추억을 안고 살았던 이 병원이‘직장’이 됐다니 만감이 교차한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국내에서는 유전성유방암의 권위자로 알려진 김성원 의무원장은 부친인 김광태 이사장이 외과를 전공했듯 자신도 부친에 이어 외과의 길을 걷게 된 것에 대해 “어린 시절 이 병원 근처에서 보냈고 집과 병원이 불과 몇 발자국 떨어져 있어 병원은 가장 좋은 놀이터였습니다. 외과 의사였던 부친이 밀려오는 응급 환자들을 돌보던 기억이 생생하고 병원의 형(의사)들, 누나(간호사)들과의 기억도 추억으로 남아 있어 자연스럽게‘나도 외과의사가 되어야 겠다’는 결심이 싹텄다.”고 말하고“간암이나 위암은 높은 수준의 진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학병원 규모의 병원이 아니고선 만족할만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지만 유방암은 대림성모병원같은 중소형 병원에서도 최고의 의료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으며 선진국형 질병이기 때문에 서구화되어가는 우리나라에서 환자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도 유방외과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현재 세계유방암학술대회 이른바 GBCC 홍보위원장인 김성원 의무원장은 “GBCC는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한국에서만 열리는 국제회의로 현재 20~30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4월 제주도에서 학술대회가 열려 우리나라 유방암 치료수준이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환자를 진료하다보면 끝까지 암과 투병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기억에 남는다는 김성원 의무원장은“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환우회 활동을 해가며 끝까지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떠난 분들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고 회고하고 “
보통 임산부는 유방암에 잘 걸리지 않는데 한 환자는 10개월 동안 뱃속에 아기가 있는 상태에서 항암치료를 받는 등 큰 고통을 겪은 후에 태어난 아기가 학교에 입학한다며 엄마 손을 잡고 환우회 행사에 나왔을 때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보람을 느꼈다“고 환하게 웃었다..

김 원장은 의료인으로서의 철학과 포부와 관련 “호텔을 경영하는 것이 참 어렵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일이 그렇게 어렵다고 합니다. 그런데 병원은 여기에 더해 ‘진료’까지 해줘야 합니다. 지난 20년의 의사생활을 서울대학교라는 우산 아래서 해오는 동안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실천했습니다. 3차병원이기에 쉽게 이해받고, 신뢰받을 수 있었고 또 병원의 경영이나 수익에 대한 걱정 없이 일할 수 있었는데 이젠 의무원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이 모든 것들은 직접 챙겨야 하는 부분에 대해 두려움과 설레임이 교차한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는 이어 “병원은 수익이 없으면 운영될 수 없는 곳인데 우리나라 병원은 정말로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보편적인 의료사업만으론 수익을 올릴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비보험 성형외과 같은 곳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병원의 본래 기능 유지라는 이상과 생존이라는 현실 사이의 딜레마가 풀어야 할 숙제”라고 지적하고 “유방암 분야를 선택한 것은 바로 이상과 현실 모두를 충족하는 윈윈 차원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원 의무원장은 “돌연변이 보인자 여성들 중 안젤리나졸리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는 분들은 간혹 유방암으로 진단이 나오면 오히려 기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믿기 어렵겠지만‘유방암에 걸릴 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불안에 늘 떨면서 지내다가 막상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맘이 후련해진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언젠가는 대림성모병원에 들어가야 한다는 숙명, 그리고 거기서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과 불안 속에 지난 세월을 보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제 병원의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의료계가 참 어렵다지만, 걷다보면 조금씩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며 대림성모병원을‘행복한 병원’으로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고 특히 지역에 거점을 둔 병원으로서 영등포 구민들의 건강을 우선적으로 책임지겠다는 말로 병원경영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대신했다.

김성원 의무원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모교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다음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부교수를 거쳐 현재 ▲유방건강재단 이사▲한국유방암학회 홍보이사 ▲대한의학유전학회 유전상담위원회 위원장 ▲한국인유전성유방암 연구 총괄책임 연구자 ▲GBCC(세계유방암학술대회) 홍보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우수 전공의상(서울대병원)과 미국임상암학회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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