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간부전증으로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있던 어린 소녀가 간이식으로 소중한 생명을 건졌다.

가천의대 길병원(원장 신익균)은 최근 급성 간부전증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이지현 양(14세 만성중)의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이 양이 건강을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이 양은 6월 7일 병원에 오기 전까지 간 기능은 물론 그 흔한 감기 한번 걸리지 않을 정도로 건강했다. 이 양의 간에 문제가 생기게 된 것은 갑작스런 일이었다. 갑자기 악화된 간 기능 저하로 황달과 더불어 점차 의식까지 잃어갔다. 이 양이 다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간이식뿐이었다. 빠른 시일 안에 간이식을 하지 않으면 생명까지 잃을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이었다.

길병원 간이식 팀은 혈액형이 같은 엄마의 간이식 가능 여부를 검사했지만 이식이 어렵다는 결과가 나오자 마지막으로 국립장기이식센터에 도움을 요청했고, 그러던 중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왔다. 국립장기이식센터에서 뇌사자의 간을 제공하겠다고 연락이 온 것. 이 양은 이렇게 해서 6월 15일 간이식 수술을 받고 소중한 생명을 건질 수 있게 됐다.

간이식센터 김건국 교수(외과)는“급박한 상황에서 가족들을 상대로 기증자를 찾았으나 적합하지 않아 애를 태우던 중 뇌사자의 간을 이식받아 환자가 소생할 수 있게 됐다”며 “인천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소아간이식을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양이 다니고 있는 인천 만성중학교의 교직원과 학생들은 십시일반으로 성금 모금활동을 펴는 등 이 양의 빠른 쾌유를 위해 많은 이들이 관심과 사랑을 보여줘 훈훈한 감동을 자아냈다.

이에 앞서 길병원은 이미 1997년 11월 인천지역 최초로 간경변으로 사투하던 이모(52)씨에게 간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바 있다.

일반적으로 간 이식수술이란 주로 말기 간경변, 예전에 간경화증이라고 불리던 병에 적용하는 수술이다. 간은 혈관이 발달한 장기로 이식한 간이 제 기능을 못할 경우 출혈이 심해 사망에 이르기도 하는데, 실제로 초기에는 이런 문제로 환자가 채 한달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수술 뿐 아니라 혈액응고와 수혈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어 안전한 면역 억제제가 개발됐고 수술 장비도 예전과 크게 달라 수술 후 1년 생존율이 90%나 된다.

길병원은 지난 5월 간이식 센터를 설치해‘서해안 지역 최고의 간이식센터’를 목표로 소화기내과와 일반외과 협진팀이 간이식센터를 구성, 말기 간경변과 간암환자를 위한 전문치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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