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람의 사망원인 1위인 질환이며 뇌경색과 뇌출혈로 구분한다. 간 효소 (AST, ALT) 수치가 높은 사람은 뇌출혈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표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김현창(金炫昌), 서일(徐一)교수팀은 미국의 저명학술지인 뇌졸중(Stroke)지에 “혈액 내 AST, ALT 농도가 높은 남성은 뇌실질내출혈의 위험이 매우 높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뇌실질내출혈(intracerebral hemorrhage)은 뇌졸중의 한 가지 유형으로 주로 혈압이 높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며,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 내 AST, ALT 농도는 간세포가 손상을 받을 때 높아지므로 간 질환의 발견을 위해서 사용되며,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모든 건강검진에 포함되는 기본적인 검사법으로 흔히 “간수치”라고도 불린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위해 1990년 당시 35세에서 59세이던 의료보험 피보험자 가운데 108,464명의 남성을 무작위 선정하여 1990년과 1992년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 내 AST, ALT 농도를 측정하였다. 이후 이들 남성이 1993년부터 2002년까지 10년간 뇌졸중으로 인한 입원 또는 사망 여부를 추적 조사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대규모 자료를 분석하여 AST 또는 ALT 농도가 높은 남성이 정상인 남성에 비하여 뇌졸중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다시 전체 뇌졸중을 뇌경색, 뇌실질내출혈, 지주막하출혈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연구한 결과 뇌실질내출혈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뇌졸중 발생과 관련 있는 나이, 고혈압,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음주 및 흡연 등의 영향은 건강검진 자료를 이용하여 배제하였다.

AST 수치가 정상(35미만)인 남성에 비해 뇌실질내출혈의 위험이 35-69인 남성은 1.49배, 70이상인 남성은 4.21배나 높았다. ALT 검사도 마찬가지로 정상인 남성에 비해 뇌실질내출혈 위험이 35-69이면 1.34배, 70이상이면 2.89배 높은 것으로 관찰되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의 경우 20% 가량이 AST, ALT 농도가 35이상이기 때문에 이번 연구결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AST, ALT 수치가 올라가는 주요 원인은 바이러스성 간염, 알코올성 간 질환이 많으며 최근에는 비만에 의한 지방간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AST, ALT 수치가 높은 사람은 정확한 진료를 통해서 원인을 찾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뇌출혈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고혈압이므로 적절한 혈압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담배와 과다한 음주도 금물이라고 한다.

이러한 대규모 추적연구를 통해 간 효소검사와 뇌졸중의 관계를 밝힌 연구는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다만 이번연구에서 아직까지 AST, ALT가 높은 사람이 어떤 기전으로 뇌실질내출혈의 위험이 높아지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간은 혈액 응고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물질을 합성하기 때문에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들이 출혈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알려지지 않은 기전이 더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그 기전을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를 준비중이다.

뇌졸중은 사망률이 높고 생존한 경우에도 심각한 장애를 남기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졸중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앞으로 후속연구의 성과도 크게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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