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특별법을 만들어 교육부와 서울대병원이 결혼생활을 잘 해 왔는데, 최근 복지부가 재혼하자며 청혼을 하고 있다. 그런데 프로포즈를 받은 서울대병원은 청혼자가 영 마음에 차지 않는다. 보라매같은 병원이라도 하나 키워놨으면 혹시 모르겠지만..."

지난 11일 오후 6시경 "변화의 시대를 준비하는 서울대병원의 위상과 역할" 주제 심포지엄이 열리고 있던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

방청석에서 발언권을 얻은 서울의대 정신과 정도언 교수가 최근 서울대병원 주무부처 이관 문제를 이같이 비유하자 진지하게 토론을 듣던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정 교수는 "우리는 과거 국립병원들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가에 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복지부는 이런 데이터를 뒤집을 만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막연한 청사진만 제시해서야 되겠는가"고 반문했다.

예상했던 대로 심포지엄은 서울대병원을 복지부로 이관한다는 정부의 구상과 국회의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 폐지법안 제출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들은 주무부처가 이관될 경우 "진료 혹은 공공의료 부문이 강화되고 연구 및 교육 부문이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공공의료의 개념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면서 "서울대병원 발전의 발목을 잡지 않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서울의대 성형외과 권성택 교수는 "복지부로 이관되면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정부는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좋다고 느끼지 못한다면 어떻게 좋은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묻고 "왜 이 시점에서 새삼 이관 문제가 불거졌느냐"를 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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