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준비중인 고3 학생이 뇌성마비 어린이들의 재활을 돕는 책을 번역, 자비로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영신여고 3학년 이주희 학생.

그는 뇌성마비 어린이들의 언어 재활을 돕는 책을 발간하기 위해 최근 1년 동안 틈틈이 미국 재활의학자 버니스 루더포드가 쓴 "Give them a chance to talk"를 번역, 『우리도 말을 잘 할 수 있어요』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목양사 발행, 가격 8,000원.

주희 양은 뇌성마비 어린이들의 언어 재활을 돕는 봉사활동의 경험을 바탕으로 외국의 전문서적을 번역, 발간함으로써 언어 장애가 심한 뇌성마비 어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특히 자신이 발간한 책을 전량 뇌성마비 어린이들에게 무료로 배포할 계획이다.

주희 양의 아버지는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도 교수이고 어머니는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동순 교수다. 그런 그가 이 책을 번역 발간하게 된 계기는 친오빠 때문이다.

지난 2003년, 오빠는 고3의 가장 바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당시 고등학교 3학년이던 뇌성마비 학생을 1년 반 정도 무료 특별과외를 했다. 결국 뇌성마비 학생은 대입에 실패했지만 오빠의 아름다운 행동을 보아온 주희 양은 뇌성마비 어린이를 위한 일에 직접 뛰어들게 됐다.

당시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이모를 찾아가 뇌성마비 어린이에게 말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봉사활동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이모로부터 뇌성마비 언어 훈련을 위한 국내 서적이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외국 서적을 번역해 우리말 책을 내기로 결심했다.

영어 경시대회에서 입상 경력이 있는 주희 양은 책을 번역하는 어려운 작업을 끝내고 보니 책 발간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알고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지금까지 명절 때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부모로부터 받아 온 세배 돈과 용돈 400만원을 책 발간 비용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주희 양은 사회복지학에 관심이 많다. 그이 꿈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작은 촛불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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