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진영수 교수 : 분당서울대병원 허창훈 교수께서 최근 피부과 영역에서 미백, 아토피, 여드름 등에 대한 태반제제의 효과를 규명한 좋은 연구를 하셨다고 합니다. 아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태반과 관련해서 정식 설계된 연구논문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 연구와 경험에 대해 듣도록 하겠습니다.

▲허창훈 교수(분당서울대병원) : 피부과 영역에서도 태반요법이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것이 정말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피부과 의사들은 태반제제를 덜 쓰고 있습니다. 오히려 피부과 전공이 아닌 의사들이 피부과적 적응증을 가지고 치료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입니다.

연구를 시작하면서 우리가 가장 먼저 알아보고자 한 것은 태반의 미백효과입니다. 사실 피부관리를 하는 거의 모든 병원은 "메조테라피"라는 이름으로 태반주사와 비타민C를 섞은 것을 얼굴에 주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태반 자체가 미백 효과를 가지고 있는가? 우리는 모험을 하는 마음으로 21명의 성인(39-82세)을 대상으로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이 연구를 설계할 때 고민했던 것의 하나는 무작위(randomized)와 대조(controlled)를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을 그대로 쓰자면 엉덩이에 근육주사도 하고 얼굴 양쪽에 비타민 C와 섞은 태반주사도 놔야 하는데, 다른 영향을 완전히 배제한 태반만의 효과를 봐야 하기 때문에 엉덩이 주사와 비타민 C는 포기했습니다. 그래서 얼굴을 반으로 나눠서 한 쪽은 태반주사만 놓고 다른 쪽은 생리식염수만 놓기로 했습니다. 주사제는 녹십자의 라에넥을 사용했고, 비타민C 등 미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은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시술자 외에는 환자나 측정자가 어느 쪽에 어떤 용액이 주사됐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8주 동안 1주에 1회 부위에 직접 주사한 후 피부의 멜라닌 색소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미백 효과의 평가에는 멜라닌 색소가 얼마만큼 있는지를 측정하는 Mexameter가 사용됐습니다. 그 결과 태반을 주사한 쪽이 치료 전에 비해 치료 8주 후에 멜라닌 색소 수치가 14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미백 화장품을 8주 정도 썼을 때 10 정도 떨어지고 레이저 치료로 검버섯을 없앴을 때 30 정도 떨어지는데, 태반 단독을 사용했을 때 그 중간 정도의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4주 후에는 10 정도로 급격히 떨어졌고 4주에서 8주 사이에는 3 정도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생리식염수를 주사한 부위에는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요즘에는 아토피와 탈모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태반주사요법을 시행할 때는 한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다른 치료법으로 충분히 좋아질 수 있을 때에는 태반을 남용해서는 안된다는 원칙입니다. 그렇게 되면 태반주사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고, 그래서 실제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못쓰게 되는 안타까운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각종 항히스타민제와 면역억제제인 사이클로스포린, 각종 도포제 등으로 전혀 호전이 없는 수 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1주에 1회씩 태반주사를 시도한 결과 치료 2개월 후에 많이 호전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중학생 환아의 경우에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딱딱해지고 거칠어진 젖꼭지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렇게 젖꼭지가 부드러워진 적은 없다”고 말할 정도로 호전이 되었습니다.

태반제제는 탈모증에도 일부 사용됐는데, 여기서도 저의 치료 원칙은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남성형 탈모증과 같은 경우에는 치료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많기 때문에 굳이 태반요법을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제가 적용한 탈모환자의 경우는 일반적인 치료에 전혀 호전이 없었던 원형 탈모증과 태선양 탈모 혹은 전부두 섬유화 탈모같은 특수한 염증성 탈모증 환자만을 골라서 태반제제를 주사해서 1-2개월 후 치료효과를 보았습니다. 특히 탈모 후 피부가 딱딱하게 굳어지는 전두부 섬유화 탈모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는 탈모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그런데 치료 2개월이 지나 환자가 머리가 나는 것 같다고 얘기해서 검사를 했더니, 정말 일부분이지만 잔머리털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태반요법의 올바른 정착을 위해서는 먼저 태반의 안전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태반 수거과정의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아 어떤 한 회사가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다면 태반주사를 쓰는 모든 사람들이 다 책임을 져야하고, 분명히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는 태반주사를 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태반요법은 어떤 치료 원칙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무분별한 태반제제의 남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특히 학회같은 단체에서 올바른 치료 가이드라인을 잡아주어야 합니다. 그와 함께 태반요법 연구를 꾸준히 하여 치료 근거를 확립해야 합니다.

기초연구는 물론이고 임상연구에 힘쓰고, 그 연구결과가 학회 발표, 논문 발표로 이어져 지식의 공유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태반요법이 몇 십년 전부터 일본에서 많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개개인의 숨겨진 지식으로 남아 있을 뿐 그 지식들이 전혀 공유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때문에 지금 인터넷 등에서 태반에 관한 논문이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올 가을 유럽피부과학회와 아시아피부과학회에서 태반주사제의 임상성과들을 발표할 예정이며, 논문도 준비 중입니다.

[좌장]진영수 교수 : 통증에 대한 태반제제의 임상시험에 관해서는 포천중문의대 관절척추만성통증센터의 이영진 교수께서 말씀해주시겠습니다.

▲이영진 교수(포천중문의대) : 통증에 대한 태반제제의 효과와 관련해서 우리는 세 가지 무작위 임상시험(RCT)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시험들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중간 임상시험 경험을 말씀드리면, 먼저 태반제제는 확실히 위약(placebo)과 다른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통증 분야에서 보면 일반적으로 생리식염수를 주사한 것과 통증 억제 효과가 확실히 다릅니다.

태반주사 효과는 사람마다 약간씩 다른 것 같습니다. 효과가 더 좋은 사람도 있고 효과가 덜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효과가 좋은 사람을 골라 태반제제를 쓰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는 태반주사를 맞고 나서 피로감이 사라지고 몸이 좋아지는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태반제제를 6개월씩 혹은 1년씩 지속적으로 쓸 때 안전성이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대한 문제와 호르몬대체요법(HRT)에서처럼 주기적으로 쓰는 방법도 연구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태반제제는 확실히 용량반응(dose-response) 효과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령 임상적 효과가 1앰플 줄 때와 2앰플 줄 때가 다릅니다. 따라서 태반의 성분 함유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으로 태반제제에서 특정 성분을 뽑아 만든 새로운 제제는 나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인삼과 사포린이 서로 다르듯이 태반제제는 태반제제로서의 역할이 있기 때문입니다.

[좌장]진영수 교수 : 태반제제의 간기능 개선 효과에 대해서는 아시아태반학회의 심청웅 대표이사께서 말씀해주시죠.

▲심청웅 대표이사(아시아태반학회) : 태반이 간기능 개선에 쓰이는 근거는 간장 전체의 작용을 강화시키는 작용 간장의 해독 작용을 촉진시키는 작용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작용 알코올과 약물에 대한 해독력을 높이는 작용 인터페론의 자기 생산을 촉진시키는 작용 염증을 억제하는 작용 염증으로 파괴된 조직의 회복을 촉진시키는 작용 새로운 세포의 형성을 촉진시키는 작용 등 다양한 효과에 있습니다.

간기능에 대한 태반의 효과를 다룬 몇 가지 연구 결과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만성 HBV로 인한 간경화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2003년 12월부터 6개월 이상 태반치료를 했을 때 AST 및 ALT 개선이 나타난 환자는 69명(77%)이었고, AST 및 ALT 개선과 함께 HBV가 제거된 환자는 34명(38%)이었습니다. 또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년 이상 치료했을 때 AST 및 ALT가 개선된 환자가 18명(90%), AST 및 ALT 개선과 함께 바이러스가 제거된 환자가 12명(60%)이었습니다.

HCV에 의한 간경화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6개월 이상 태반치료를 했을 때는 AST 및 ALT 개선 환자가 18명(39%)이었고 AST 및 ALT 개선과 함께 바이러스 제거가 1명(6%)에서 있었습니다. 또 16명의 환자를 1년 이상 치료했을 때 AST 및 ALT 수치 개선이 11명(69%)에서 있었고, AST 및 ALT 개선과 바이러스 제거가 함께 나타난 환자가 2명(13%)이었습니다.

태반제제는 지방간에 대해서도 좋은 효과를 보여주었습니다. 2003년 상반기에 내원한 환자 30명을 3개월 이상 치료했을 때 완치된 경우(ALT 및 Choline-Esterase의 정상화)가 13명(43.3%)이었고 ALT 및 Choline-Esterase가 개선된 경우가 17명(56.7%)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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