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태전 병협회장 취임 1주년...회무운영 "강한 자신감 표출"
전문병원 지정 규정도 현실성 없어..의원도 편법 자행
정부도 제도 개선에 소극적...병협 지난 1년 15억 흑자
김근태 장관,다음 의료기관평가부터 시정

지난달 복지부가 발표한 의료기관 평가결과와 관련 유태전 병협 회장은 2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의료기관 평가는 처음부터 하지 말아야 했다”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재벌병원에 대해 A학점을 준 것은 잘못됐다”고 불편한 심기를 처음으로 드러냈다.

유 회장은 이날 이번 평가결과와 관련 "내가 욕을 먹겠다"며 “(재벌병원 등이)국가에 이익 없이 영리목적으로 자기들의 돈벌이 행위만 해왔다”고 비판하고 “지방 환자들까지 모두 진료하며 돈버는 병원들에게 왜 좋은 평가를 줬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회장은 이어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는지 모르겠다”면서 의료기관 평가에 대한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장관에게 평가의 문제점을 얘기했더니 잘못을 인정하며 다음 평가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특히“외국병원은 기부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국내 병원들은 돈 버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빨리 병원들이 기부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현재 병원운영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유 회장은 작심한 듯“대학병원들도 반성해야 한다"며 "암 등 특수병상을 지어놓고 이들 병상에 응급환자 받고 장례식장과 주차장을 운영하는 등 돈벌이에 급급하는 것이 지금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유 회장은 이어 의원급 의료기관의 진료행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욕먹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서 “최근 일부 의원들이 3~4개가 모여 한 건물에서 병원모양으로 운영을 하며 총 규모면에서는 40~50병상을 운영하는 편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 같은 편법을 방치함으로서 중소병원이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하고 고사한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유 회장은 특히 의료전달체계는 "대학병원은 외래환자를 받지 않고, 의원은 입원환자를 받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며 정부가 “제도개선 노력에 너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정부가 추진 중에 있는 개방병원에 대해서도 유 회장은 대학병원 교수들이 새벽에 중소병원에서도 수술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뒤따라야 한다면서 현재 중소병원들이 하루에 10명도 수술하지 않는 데에도 수술인력은 모두 갖춰야 하는 등 불필요한 인력이 너무 많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정부가 올해 전문병원 시범사업을 위해 만든 규정을 보면 해당 진료과의 전문의 10명이 이상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 과연 이 규정에 맞는 병원이 몇 군데나 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의 표시한 후 전문병원은 필수 기본 진료과에 보조 3과 정도만 두고 나머지는 어텐딩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 회장은 병원협회 회무 방향과 관련, "준회원사를 활발하게 유치하고 엄정하게 수입과 지출을 관리한 결과 지난 1년 동안 15억원 상당의 흑자효과가 발생했다"며 "향후 사업부를 활성화해 회비를 내지 않는 협회로 운영해 나가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회장은 특히 지난해 취임 당시 전체 병원계가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해 있었고 경제특구 외국병원 유치, 의료기관 평가, 노사문제 등 현안과제가 산적한 가운데에서도 병원계 첫 산별교섭을 성공적으로 타결지었고 의료기관 평가 사무국을 병협에 설치했으며 전공의협의회와 수련환경 개선에 합의함으로서 전공의 노조문제를 해결한 점 그리고 준회원제 도입으로 회비 의존도를 줄인 점도 지난 한해 큰 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2007년 국제병원연맹 유치에 다른 대행사 선정 등 순조로운 준비상황과 10개 병원장 대법원 무죄 확정 판결, 고난이도 외과수술 및 자연분만 수가 인상, 의료법인에 대한 지방세 부과를 저지로 회원병원들이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 회장은 이 같은 지난 한해동안의 회무수행을 바탕으로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는 병협사업 목표를 "병원경영 혁신의 해"로 정하고 경영활성화를 위한 정책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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