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병원계 최대 현안과제 가운데 하나인 노사문제에 대한 노조측과 사용자측의 대응방법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병원계 노사양측은 6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와 보건의료산업관계 사용자 대표단이 공동으로 주최한 제3차 병원산업 발전과 산별교섭 진전을 위한 병원노사 대토론회에서 양측은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하는 등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날 병원측 발제강연자로 나온 소화아동병원 이성식 원장은 "지난해 최초로 노사 자율교섭에 의한 병원산별교섭이 항구적인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합법적인 수단을 강구할 줄 아는 바람직한 노사문화의 형성이 궁극적으로 노사 공히 이익이 된다"고 밝혀 법과 원칙에 의한 노사협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노조측 발제강연자로 나온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올 산별교섭은 고용협약 임금협약 노동과정협약 보건의료협약 산별기본협약 등 5개 협약을 중점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를 보이고 있는 "사용자단체" 구성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밝혀 앞으로의 협상과정이 순탄하지 않음을 예고했다.

특히 노조측은 지난달 말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도출한 산별교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보다 효율적인 교섭방안과 병원발전과 보건의료제도 개혁에 대한 발상의 전환 그리고 오는 7월부터 의료기관에 온전한 주 5일 근무제가 전면 시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지난해 합의사항 이행과 불이익 해소를 통해 노사 신뢰 속에 2005년 교섭이 시작돼야 한다는 점을 병원측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성식 원장은 그러나 지난해 첫 번째 산별교섭이 몇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는 한편 지난해와 같이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병원 시설을 점거하거나 환자진료에 필요한 급식을 중단하는 등 구태의연한 쟁의행위가 재연되는 등 지부수준 정도의 진부한 행위가 되풀이 될 경우 노?사 자율교섭 제도의 정착은 요원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이어 올해 산별교섭에 대해 노조가 산별교섭의 틀을 굳히기 위한 현장(지부)강화와 임금인상을 포함한 근로조건의 개선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노조측이 주장하고 있는 임금인상 등 근로조건의 개선은 모두 비용을 수반하는 것으로 생산성 증가와 반드시 연계돼야 하며 산별교섭과 현장교섭을 동시에 병행해 추진하겠다는 노조의 교섭전략은 산별협약과 현장협약의 구분이 모호해 산별의 의미를 퇴색시킬 뿐 아니라 변칙적인 이중분쟁의 개연성을 안고 있어 이를 방치할 경우 올해 지부단위의 분쟁이 더욱 격렬하고 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함께 병원의 산별교섭은 병원별 특성?규모 등을 감안한 특성별 교섭군을 갖추고 산별 교섭대표단의 결정과 결과에 대해 상호 존중하고 승복하는 성숙된 노사문화가 형성돼야 하며 이중쟁의행위 금지와 교섭비용의 절감 적절한 교섭의제를 선택해 산별교섭의 원만한 진행, 병원산별이라는 특수한 사회적 책임의식, 병원파업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일정부문 규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이 발제강연에 앞서 병협 임융의 노사대책위원장(혜성병원장) 역시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우리는 그 동안의 기업별 교섭이라는 틀을 벗어난 새로운 교섭방식으로 노?사간 합의를 이루는 주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면서 "이 합의를 이끌어내기까지는 불미스러운 쟁의행위가 발생, 병원을 찾은 국민들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으며 "현재 병원들이 원가에 못 미치는 낮은 의료수가, MRI 보험급여화, 병원 신증축 등 외부적인 경영악화 요인 외에도 근로시간단축제 시행으로 경영이 악화되어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면서 "병원들이 경영악화로 쓰러지면 병원경영자는 물론 직원들까지도 모두 소중한 일터를 잃게 되는 만큼 노사가 서로 이해하며 모든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노조측과는 상당한 견해차이를 보여 앞으로 노사관계가 순탄하지 못함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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