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이하에는 감염성 질환ㆍ선천성 기형
13~15세부터 산부인과 진찰 받는 게 좋아


미성년의 경우 산부인과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갖고 있어 불편한 증상 또는 징후가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표현력이 떨어지고, 신체 변화에 대해 숨기는 경우가 많아 부모가 관심을 가지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

13~15세부터 산부인과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사춘기 이전의 아이들은 특별한 문제가 없어도 질 분비물이 늘어나거나 가려움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눈으로 보기에 회음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려워 심하게 긁거나 소변을 볼 때 아파한다면 산부인과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강동성심병원 산부인과 정지윤 교수가 강동성심병원 산부인과에 내원한 0~30세 여성환자 367명을 분석한 결과 0~9세의 경우 질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 음순유착과 같은 선천성 기형환자가 많았고, 10~20세의 경우 비정상 자궁출혈, 월경통, 무월경 등 환자가 많았다.

■ 사춘기 전 여아에 흔한 음문질염

음문질염은 사춘기 이전의 여아에게 가장 흔한 질환으로, 가려움증, 외음부 발적, 질분비물 증가, 배뇨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진단을 위해서는 분비물을 채취하여 배양 검사를 시행하지만, 특별한 균이 발견되는 않는 경우가 많다.

음문질염은 어린 아이들이 호기심으로 이물질을 넣어서 생길 수도 있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비누나 샴푸의 자극으로 생기기도 한다. 또 회음부 위생상태가 좋지 않거나, 배변 후 뒤에서 앞쪽으로(항문에서 질쪽으로) 닦는 경우 좀더 빈번하게 발생한다. 드물지만 성추행에 의한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으므로, 의심이 되는 경우 환아와의 상담 및 성병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치료는 좌욕이나 배변습관을 교정시키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가려움증이 심한 경우 국소적으로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고, 심한 가려움증으로 이차 감염이 발생하게 되면 항생제 치료를 시행한다.

■신생아 10%에서 소음순유착 발견

소음순유착은 말 그대로 소음순이 일부 또는 전부가 서로 붙어 있는 병을 말한다. 여아가 두 다리를 양 옆으로 쫙 벌리고 양쪽 소음순을 양 옆으로 살짝 벌일 때 양쪽 소음순이 서로 붙어 있지 않고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정상이다. 소음순유착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간혹 완전히 붙어 있어 질입구가 막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질 분비물, 오줌, 외음부에서 나오는 분비물들이 유착된 소음순 안쪽에 괴어 염증의 생길 수 있다.

소음순유착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 성추행에 의한 회음부 손상 등의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치료는 에스트로겐 연고를 사용하여 분리를 시도하고, 이에 반응이 없거나 재발하는 경우에는 수술을 통해 유착박리를 시행한다.

■6개월 이상 생리가 없으면 무월경

일반적인 여성의 경우 보통 11~14세 사이에 초경을 시작해 26~32일의 주기를 가지고 3~5일간 월경을 하게 된다. 그런데 해부학적 이상이나 호르몬 이상 또는 급격한 체중의 변화, 신체적ㆍ정신적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월경이 없는 경우를 무월경이라고 한다.

무월경은 일차적 무월경과 이차적 무월경으로 나뉜다. 일차적 무월경은 14세까지 전혀 이차성징이 없는 경우와 이차성징이 있으나 16세까지 초경이 없는 경우를 말하고, 이차적 무월경은 이전에 정상적으로 생리했지만 6개월 이상 생리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 무월경의 자궁, 난소, 회음부 등 월경 유출로에 생긴 구조적 이상으로 생기기도 하고, 호르몬 조절에 장애가 생겨 나타나기도 한다.

무월경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자세한 병력 청취와 촉진, 문진, 혈중 호르몬 측정, 영상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하고 원인 인자를 교정함으로써 치료를 하게 된다.

이차적 무월경은 급격한 체중의 변화, 심한 운동 등으로 인한 신체적 스트레스, 정신적 스트레스, 심한 다이어트로 인한 영향 결핍 등 생활습관과 관련되어 유발되기도 한다. 따라서 과격한 운동이나 업무, 다이어트 등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로 건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한 달에 한 번 그날이 두렵다

여성에게 있어서 월경은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그 날이 다가오는 게 두려운 사람들이 있다. 하복통과 요통, 구토,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응급실에 실려 가기까지 한다.

생리통은 큰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결혼해서 임신과 분만을 하게 되면 나아질 거라고 해서 그냥 진통제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미혼여성의 경우도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있거나 자궁에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인이 무엇인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월경통은 골반 내 특별한 이상 징후 없이 월경 시에 주기적인 통증을 보이는 일차성 월경통과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골반염 혹은 월경 유출로 폐쇄 등에 의해 나타나는 이차성 월경통으로 나누어진다. 따라서 이차성 생리통의 경우 생리통 이외에 성교통, 배뇨곤란, 비정상 자궁출혈 등 다른 부인과적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미성년자의 경우 일차적 월경통이 대부분이고, 초경을 일찍 시작했거나, 월경 기간이 길수록, 흡연을 하는 경우, 신체비만지수가 높을수록 월경통이 심하다.

일차적 월경통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 약물을 복용하거나 피임약을 복용하면 월경통을 줄일수 있고, 원인이 있는 이차성 월경통은 원인이 되는 병리적 증상을 치료하는 것이 치료법이 된다.

■비정상 자궁출혈

비정상 자궁출혈은 월경이상을 포함하여 월경기간이 아닌데도 출혈이 일어나는 상태를 말한다. 사춘기 이전에 자궁출혈이 있는 경우는 이물질 삽입, 생식기 종양, 음문 질염, 호르몬 약물 복용, 성조숙중, 외상으로 인한 출혈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사춘기 이후에는 신기능 저하 , 당뇨, 전신 홍반루프스 같은 호르몬 분비 이상에 의한 무배란성 자궁출혈과 자궁근종, 자궁내막 폴립, 난소 종양과 같은 자궁이나 난소의 종양에 의한 경우가 많다.

출혈은 불규칙적으로 일어나지만 월경이 없는 경우, 월경기간이 차츰 길어지는 경우에도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법은 원인에 따라 다르며, 주로 약을 투여하거나 수술을 하게 된다.

정지윤 강동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일부 여학생과 미혼 여성은 산부인과를 피해야 할 장소로 인식하고 있으며, 나이가 어린 여성일수록 산부인과 질환이 나타나면 ‘몹쓸 병’에 걸린 것으로 오해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사춘기 여자아이나 미혼 여성도 산부인과 진료를 내과, 외과 진료를 받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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