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37℃ 이상이면 고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람 생길 수 있어
물 많이 마시고 햇빛 최대한 가리고 밝은 옷 입으면 예방 도움


지난달 24일 올해 처음 내려진 폭염주의보는 지난해보다 열흘 이상 빨랐다. 북태평양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해 예년보다 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어 폭염주의보가 자주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주변 온도가 사람 체온보다 높은 37도 이상이 되면 고체온증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한다. 한여름 더위에 특히 조심해야하는 사람들은 누구이며, 고체온증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 체온 37.5도 넘어서면 고체온증

사람의 몸은 체온이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 항상 감시하면서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뇌의 시상하부에는 체온감지기가 있어서 척추나 근육, 혈관, 피부, 호르몬을 분비하는 여러 가지 샘으로부터 신체의 온도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조금이라도 체온이 변하면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여러 가지 지시를 한다. 그래서 더워지면 저절로 땀이 나서 열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추워지면 근육을 떨게 해서 열을 내려고 애를 쓴다.

이런 작용은 자율신경조절 능력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는데, 아주 고령의 노인에서는 노화에 의해 이와 같은 자율신경조절 능력이 감퇴하기 때문에 신체의 열변화를 잘 감지하지 못하거나, 감지하더라도 이를 수정할 수 있는 반응체계가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하거나 느린 경우가 많다. 결국 외부 온도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고체온증이나 저체온증에 쉽게 빠지게 된다. 게다가 심혈관질환, 만성폐질환, 신장질환, 갑상선질환, 탈수 등과 여러 가지 약물복용은 체온조절을 방해하는 중요한 질병이나 요소들이며, 노인들은 이러한 질병에 걸리거나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하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젊은 사람들에 비해 훨씬 더 열변화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폭염주의보나 폭염경보 등의 상황에서 장시간 뜨거운 날씨에 노출이 되면 더 이상 상승하는 체온을 이기지 못하고 병이 생길 수 있는데, 체온이 섭씨 37.2도를 넘어서는 경우를 고체온증이라고 하고 여기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1) 열탈진(열피로)

열탈진이라는 것은 뜨거운 날씨에 대항하기 위한 신체반응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하여 스스로는 열을 이겨내기 힘들어진 상태를 말하는데, 목이 마르고 어지럽고 맥이 빠지며 몸을 잘 움직일 수도 없고 구역질이 나고 계속 땀이 줄줄 흐른다. 아직까지는 체온을 재면 정상범위이긴 하지만 피부는 차고 끈적거린다. 맥박이 조금씩 빨라지는 것도 확인할 수 있다. 시원한 곳으로 옮겨 쉬게 하면서 계속 물을 마시도록 하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열사병으로 넘어갈 수 있다.

2) 열경련

열경련이란 다리에 쥐가 나는 것처럼 팔다리는 물론이고 내장근육까지 경련을 일으켜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더운 날씨에 심한 운동이나 일을 하면 생길 수 있다. 체온이나 맥박은 정상수치를 유지하지만, 피부는 차면서도 진땀이 나면서 축축한 현상을 보인다. 이 열경련이 고체온증이 생기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제일 첫 증상이기 때문에 이 때에 바로 체온을 식혀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원한 물을 많이 마시도록 하되 술이나 카페인이 들어있는 음료는 피해야 한다.

3) 열성 부종

열성 부종이란 몸이 더워지면서 다리나 발목 또는 발이 붓는 것을 말한다. 이럴 경우에는 다리를 높게 올려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래도 붓기가 빠지지 않으면 병원을 방문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

4) 열성 기절

열성 기절이란 뜨거운 야외에서 일이나 운동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쓰러지는 것을 말한다. 고혈압이나 심장보호제로 베타차단제 종류의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평소에 더운 날씨에 자주 나다니지 않는 사람들에게 더 잘 생긴다. 이런 증상이 생기면 시원한 곳으로 가서 누워서 휴식을 취하고 다리를 높이 올려주면 회복이 된다.

5) 열사병

열사병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응급상황이다. 즉시 응급실로 옮겨 처치를 받아야 한다. 매우 더운 여름날씨에 에어컨이 없고 환기가 안 되는 집에 살거나 뜨거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에 생길 수 있고, 특히 나이 많은 어르신이나 만성질병을 앓고 있거나 알콜중독자들에게 더 잘 생긴다. 가끔 뉴스에서 너무 더워서 사망한 사람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는데, 이것이 바로 열사병에 의한 것이다.

열사병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것이 첫 번째 증상이다.
- 체온이 급격하게 높아져서 39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 정신이 흐려져서 헛소리를 하기도 하고 비틀거리거나 이상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 땀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서 건조하고 뜨겁고 붉은 빛의 피부가 되고, 맥박이 매우 빠르거나 갑자기 느려지고 약해지기도 한다.
- 점차 의식을 잃고 심하면 사망하게 된다.

■ 폭염특보에 귀 기울여라

본격적인 무더위에는 항상 일기예보를 잘 들어서 기온이 너무 높거나 습도가 높지 않을지, 오존지수가 높을지 등을 알아두고 대비하여야 한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날의 낮 시간에는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자제하고 사람이 많은 곳에는 가지 않는 것이 더 좋다. 의식적으로 자주 휴식을 취할 필요가 있으며, 더울 때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은 좋지만 준비없이 물에 들어가거나 갑자기 찬물로 사워를 하는 것은 심장마비의 위험이 있으므로 금한다.

물이나 과일주스, 채소주스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은 최소한 큰 잔으로 하루 8잔 이상 마셔야 체온 조절이 잘 된다. 더위 자체가 땀을 많이 나가게 하므로 탈수현상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수분섭취를 하여 탈수를 막아야 하고, 수분섭취를 많이 하면 땀이나 소변으로 물이 빠져 나가면서 몸의 열을 식혀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카페인 음료나 술은 오히려 탈수현상을 더 많이 일으키는 경향이 있으므로 섭취를 줄여야 한다.

만약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이 집안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더 주의를 해야 한다. 창문을 열어서 자주 환기를 시키고 추울 정도가 아니라면 밤중에라도 창문을 열어 집안을 서늘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햇빛이 들어오는 창문은 햇빛가리개를 설치하여 한낮 뜨거운 시간에는 햇빛이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 가장 더운 시간에는 쇼핑센터나 은행, 도서관, 병원, 복지관 등 시원한 냉방이 되는 곳에 가서 2시간 이상 시간을 보낸다.

더위를 막을 수 있는 옷차림에 신경을 써야 한다. 화학섬유 옷보다는 면으로 만든 옷이 더 좋고, 검은 색 계열보다는 밝은 색 옷이 더 좋다. 노출부위는 썬크림 등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를 보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늦은 시간의 과다한 운동은 숙면을 방해하므로 자제하고 정신적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드라마 시청, 컴퓨터 게임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또한 자동차 안에 노약자나 어린이를 홀로 남겨두지 않도록 한다. 단체 급식을 하는 경우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매우 더운 날에 두통이나 어지럼증, 구역질, 정신이 흐려지는 증상이 생기면 고체온증이 생기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가족들에게 알리거나 병원을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

폭염에 취약한 사람들
해마다 세계적으로 수백 명의 사람들이 폭염으로 인한 고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노인들이다. 고체온증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은 다음과 같다.

- 심장이나 혈관질환이 있는 경우 더위에 의한 고체온증에 잘 걸리므로 고혈압이나 심장병이 있는 분들은 주의해야 한다.
- 평소에 땀이 잘 나지 않는 사람들이나 피부가 건조한 분들에게 잘 생기는데, 대부분 노인 분들은 이런 현상이 있으므로 위험하다.
- 만성 폐질환이나 신장이 나쁜 분들,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분들도 위험하다
- 전해질이 부족한 사람들, 특히 고혈압 때문에 소금섭취를 적게 하는 경우에 열 손상이 더 잘 생긴다.
- 이뇨제, 안정제 등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분들은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지므로 더 잘 생긴다.
- 하루에 복용하는 약물이 4가지 이상 되는 분들은 열사병이 더 잘 생길 수 있다.
-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거나 너무 마른 분들도 열 손상을 입기 쉽다.
- 평소에 술을 많이 마시는 분들도 열 손상이 잘 생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