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요법 등 非정통 치료비, 정통 치료비의 2배
중증 환자 44.4%는 직장 중단 경험 가져


천식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 2조원 이상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천식환자들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등 非정통적인 치료에 지불하는 비용이 정통적인 치료비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회장 김유영ㆍ서울의대)와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팀은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1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영양조사, 통계청 자료, 표본 천식환자 조사 등 접근 가능한 모든 자료와 방법을 동원해 "천식의 사회적 비용과 환자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나타났다고 4일 보고했다.

이날 협회 천식비용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상헌 교수(서울의대 내과)는 "천식 환자들이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비정통적인 치료 방법에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것도 문제지만, 이로 인해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쳐 천식 증상이 악화되거나 만성화되는 것이 더욱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조사는 국내 천식 관련 연구사상 최대 규모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천식 유병률 = 국민건강보험공식통계자료(2003년 기준)에 따르면 2000년 3.58%, 2001년 3.76%, 2002년 4.18%, 2003년 4.19%로 증가추세를 나타났다. 특히 10세 이하의 소아와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높은 것으로 드러나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그에 따른 사회적 부담이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유병률은 기존의 역학조사에 의해 추정된 유병률보다 상당히 낮아 환자의 상당수가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사회적 비용 = 의료비, 약제비, 건강식품 등 직접비용(9,620억원)과 천식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을 의미하는 간접비용(1조 864억원)을 합할 경우 약 2조484억원에 달했다. "삶의 질" 저하와 관련된 무형비용(2조 664억원)까지 모두 합산할 경우 총 4조1,148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4년 국내총생산(GDP, 784조원)의 0.52%에 달하는 수치다.

전체 직접비용 9,620억원 중 정통적인 의료비용은 3,345억원이며, 이 중 약국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7%, 의원에서 발생하는 진료비가 33%로 대부분의 비용이 약국과 의원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증 안된 치료법의 비용= 특히 직접 비용 중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건강보조 식품에 의존하는 비정통적 치료 비용이 6,229억원(64.7%)으로 정통적 치료 비용 3,335억(34.7%)의 2배를 차지했다. 또 천식환자의 45%가 정통적인 병원 치료 외에 건강보조식품 등 비정통적인 치료에 평균 약 32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이 복용한 건강보조식품은 은행, 도라지, 배, 꿀 등으로 천식의 근본적 치료와는 관계가 없는 것들이었다. 이외에도 한약의 복용경험도 21%에서 확인됐으며,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 4.6%, 공기청정기 등 보조의료기구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었다.

▲생산성 손실비용 = 천식으로 인해 발생한 조기 사망이나 결석 및 조퇴 등에 연관된 생산성 손실비용을 의미하는 간접비용은 1조 864억으로, 실제 질환 치료비용보다 오히려 사회적 부담이 컸다. 중증 지속성 환자의 경우 직업 중단률이 44.4%였으며 이들의 직업 중단 기간은 7년에 달했다.

▲무형의 비용 = 천식 환자들을 대상으로 천식이 없어진다면 어느 정도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가에 대한 무형 비용을 조사했을 때 천식에 소요되는 직ㆍ간접비용을 합친 규모보다 큰 2조여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질 저하 = 환자들은 호흡곤란으로 인해 업무 수행에 지장을 받고 있고, 담배연기나 대기오염이 심한 곳에 가면 증상이 악화되기 때문에 사회활동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었다. 또 소아천식 환자 보호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자녀가 천식으로 인해 잠 못 자고 숨차하는 것을 지켜보는 부모의 스트레스도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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