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내 철분이 부족하면,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 Syndrome)이 발생하여 이는 곧 불면증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한진규 교수팀은 최근 3개월간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110명의 환자(남: 45명, 여: 65명)를 대상으로 혈액검사 등을 시행하여 불면증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24명(22%)의 환자가 하지불안증후군을 가지고 있고, 이중 20명(83%)은 철분저장능력 부족 혹은 빈혈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불안증후군 진단기준에 의거하여 설문을 한 결과 4가지 질문에 모두 해당되는 환자가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되었고 이들 중 남자는 4명(평균 나이 65세), 여자는 20명(평균 나이 55.8세)으로 대부분 중년 여성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철분결핍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 20명의 평균 저장철(Ferritin) 수치가 20.5ng/ml(정상수치 50ng/ml이상)이고, 혈액내 철분(Fe) 수치가 42㎍/dl(정상수치 50-170㎍/dl)로 나타나 정상인보다 철분 수치가 저하되어 있었다. 이 환자들이 평균 잠이 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42분 이였고 이중 38%(9명)는 1시간 이상 소요 됐다. 자다가 다리가 떨리는 등 하지불안 증세로 인해 잠을 깨는 횟수가 일주일에 3차례 이상이 되는 환자가 50%(12명)로 대부분 불면증과 수면 이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중년 여성에 유병률이 높고 철분 결핍과 관련이 많은 것은 여성이 월경이나 임신중에 철분 손실이 결핍되기 쉬운 신체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충분한 영양보충을 하지 못해 운동 조절에 중요한 뇌의 도파민 형성에 영향을 미쳐 하지불안증후군이 발생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불편한 감각 증상이 주로 잠들기 전에 심하게 나타나 다리를 움직이게 되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질환으로 주로 낮 보다는 밤에 잘 발생하고, 다리를 움직이지 않으면 심해지고 움직이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질병이지만 서구 지역에서는 60세 이상의 노인에서 약 5∼15%의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발목에서 무릎사이의 종아리 부분에서 감각 이상이 나타나고, 주요 증상으로는 저리거나, 누군가 주물러 주었으면 좋은 느낌, 뜨겁고 차거운 느낌, 벌레가 기어다니는 기분, 다리의 답답함으로 베개를 다리 사이에 끼고 자는 등을 들 수 있으며, 자신도 모르게 옆에서 자는 사람을 차기도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발병이유가 없는 일차성과, 철분부족, 당뇨, 비타민, 말초신경병과 동반 되는 이차성 원인으로 구분되는데, 하지불안증후군은 국내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아직 유병률과 발병원인에 대한 보고가 거의 없고, 국내 대부분의 의사나 환자가 단순 불면증이나 혈액 순환으로 인한 손발저림 혹은 당뇨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오인하고 잘못된 진단과 치료가 시행되고 있으며, 무분별하게 침을 맡거나 혈액순환개선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특히 여성의 경우, 월경이나 임신중에는 남성보다 철분 손실이 많고 결핍되기도 쉬운 신체적 특징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다이어트나 금식으로 충분한 영양보충을 하지 못하면 하지불안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한진규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밤에 유독 심해지거나 낮에도 가만히 움직이지 않고 고정돼 있는 자세에서 악화되는데, 이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병이라는 사실을 몰라 제대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 지적하면서 "특히 하지불안증후군으로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수면제를 먹지 않고도 철분보충과 도파민 등 약물 치료만으로도 편안한 잠자리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잠자리에서 하지불안증후군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혈액 생성 및 철분 흡수를 돕는 단백질, 비타민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고, 불규칙한 식사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절대 금물이며, 임신 중의 여성은 의사의 처방을 받아 철분제재를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h 밝혔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