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상승하면서 에어컨 사용도 늘고 있다. 이때쯤이면 냉방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무직 노동자들이 부쩍 늘어난다. 사람의 몸은 외부의 환경에 따라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기능이 있어 대부분 일정 범위 이내의 온도에서는 생리적으로 조절된다. 하지만 일정 온도 이상 차이가 지속되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초래돼 체온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신체적 균형이 깨져 콧물 ․ 재채기 ․ 감기 ․ 두통 ․ 생리불순 ․ 소화불량 ․ 권태 ․ 감전신적인 관절동통 및 근육통 등의 신체적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냉방병이 우리 몸에 미치는 악영향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호흡기계 및 순환기계 장애와 둘째 세균성 질환이다.

호흡기 및 순환기계 장애
실내 ․ 외 온도차가 섭씨 10도 이상 지속되고 습도가 30-40% 수준으로 떨어지면 호흡기계와 순환기계에 적신호가 켜진다. 신체의 적응력이 떨어지고 습도까지 부족하게 되면 호흡기 점막이 마르고 질병에 대한 저항력이 약해지면서 감기나 호흡기 증상이 유발된다. 일반적으로 외부 기온이 30도 이상일 경우 냉방을 시작하는데 냉방 시 적정온도는 26-28도로 알려져 있다.
지나친 냉방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여자는 남자보다 냉방병에 자주 걸린다.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복잡한 생리구조와 짧은 치마 등 노출부위가 많아 체온유지가 어렵기 때문이다. 과도한 냉방으로 허리와 다리가 차갑게 되고 생리불순 등 혈액순환에 지장을 초래한다.

세균성 질환(레지오넬라병)
지난 76년 미국의 필라델피아 한 호텔의 재향군인회(레지오네르) 모임에서 221명이 집단으로 감염되고 34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세균성 냉방병인 레지오넬라병(Legionella pneumophila)은 물에 존재하는 레지오넬라균이 냉각수에 서식하다 에어컨 바람에 섞여 호흡기로 들어오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84년 서울 K병원 중환자실에서 23명이 발병, 4명이 사망한 바 있다. 치사율이 20-40%에 달하는 이 병은 발열 ․ 오한 ․ 마른기침이나 소량의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 ․ 근육통 ․ 두통 ․ 전신쇠약 ․ 식욕부진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특히 만성호흡기질환 ․ 신장병 ․ 당뇨병 ․ 신경통환자 ․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는 노약자들은 일단 발병하면 증세가 치명적일 수 있다.


예방만이 최선

호흡기 및 순환기계 장애는 실내 온도와 외부온도가 큰 차이를 나타낼수록 나타나기 쉽다. 인체의 체온 조절 기능이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내 ․ 외 온도차이는 5-6도 정도 이내로 낮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한 직장인, 특히 여성은 신체의 노출 부위를 최소화하는 것이 지나친 냉방으로 인한 신체의 기능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세균성 질환(레지오넬라병)의 예방 중 하나로 병원 ․ 백화점이나 대형건물에 설치된 중앙집중식 냉각탑은 정기적으로 검사 ․ 소독을 실시해야 한다.
레지오넬라병은 음용수의 열처리나 소독 또는 오염된 에어로졸을 유발하는 기계를 소독함으로써 사람에게 균이 전파되는 경로를 차단해 예방할 수 있다. 냉각탑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냉각수에 잔류염소량이 4피피엠(ppm) 이상 유지 되도록 소독제를 투입한다. 약 12시간이 지난 뒤 냉각수를 버리고 냉각탑 내 이끼 ․ 오물 등을 완전 제거한 후에 새로운 물로 잔류염소량이 0.4피피엠이 되도록 유지한 후 재가동한다. 냉각탑수 청소 ․ 소독은 2-3주 간격으로 반복 ․ 실시하는 것이 좋다. 여름철 냉각장치를 가동하기 전 냉각탑에 대하여 대청소 ․ 소독을 실시한 후 가동해야 한다.

세균성 냉방병을 제외한 냉방증후군의 치료방법은 아직 증상치료밖에 없기 때문에 냉방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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