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입학시즌이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생의 경우 유치원 등을 겪었지만 학교는 좀 더 엄격한 생활공간이라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아무래도 책을 보거나 컴퓨터, 게임 등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져 안구건조증, 이물감, 충혈 등의 증세가 나타나거나, 눈의 피로감, 근시진행 등으로 시력에 이상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들의 경우 자신의 상태를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력이 나빠져도 그냥 그대로 지내는 경우가 많고 특히 양안 굴절이상의 차이에 의한 부등시성 약시의 경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본인조차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소아에게 기본적으로 만 4세를 전후하여 안과 검진을 받도록 권장하고 있다. 후천성 사시, 굴절이상, 약시 등 시(視)기능의 정상 발육을 저해하는 질환들이 만 5세 이전에 발견되어야 효과적인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시기를 놓쳤다고 너무 당황할 필요는 없다. 8세 이상의 부등시성 환아도 좋은눈 가림치료로 시력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발견하기 쉽지 않은 부등시성 약시

부등시성 약시란 한쪽 눈에만 굴절이상이 심하여, 눈에 구조적인 질환이 없는데도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되지 못해 한쪽 눈은 시력이 좋고, 굴절이상이 심한 눈에만 약시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두 눈의 시력이 모두 나쁜 경우는 아이가 눈을 찡그리거나 자주 깜빡이고 TV에 가까이 다가앉거나 고개를 돌려서 보는 등의 증상을 보여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부등시성 약시의 경우에는 시력이 좋은 한 쪽 눈만으로 모든 생활을 해 다른 쪽 눈의 시력이 낮은 것을 본인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검진을 해야만 발견할 수 있다.

■ 좋은눈 가림치료를 통한 부등시성 약시 치료

약시는 눈가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고 흔히 쓰인다. 정상안은 안대로 가려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약시안만 사용하게 해 시력을 증진시키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8~9세 이후 시력이 완성된 뒤에는 이 같은 눈가림치료가 효과가 없거나 시력회복기간이 길어져 그 유용성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그러나 2000년부터 2003년까지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안과 이주연 교수가 부등시성 난시로 진단받은 8~12세 초등학생 27명을 대상으로 좋은눈 가림치료를 시행한 결과 96%(26명) 치료성공률을 보였다고 2006년 10월 대한안과학회 학회지에 발표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안과 이주연 교수는 장시간 눈가림 치료를 하는 것이 아이들이 학교와 또래에 적응하고 사회성을 발달시키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방과 후 가족의 감시 하에서만 시행하는 ‘3내지 6시간 부분눈가림치료’를 환자와 보호자에게 처방했다. 27명의 초진평균 시력은 0.34였고, 대부분 눈가림치료를 시작한지 6개월 내에 0.8이상으로 시력이 개선되었고, 치료 후에도 교정시력을 유지하였다.

■ 바른 습관이 건강한 눈을 만들어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바른 습관이 중요하다. 눈이 나쁜데 안경을 안 끼고 보거나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거나 조명이 머리나 가구에 가려 책상에 그림자가 지면 자세히 보기 위해 자기도 모르게 가까이 보게 된다. 따라서 눈의 조절이 많이 일어나게 되므로 학생들은 눈에 맞는 안경을 착용하고, 적절한 공부방의 조명, 책과 30㎝ 이상 독서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엎드려서 보거나 차안에서 책을 보는 것도 근시를 유발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컴퓨터 모니터는 40㎝ 이상 떨어져서 보는 것이 좋고, 안구 건조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30분마다 5분 정도씩 휴식을 취한다. 또한 모니터를 눈높이보다 낮추어 45도 정도 내려다보는 것이 좋다.

언어 치료가 일정시기를 놓치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기가 어려운 것처럼, 눈의 시기능도 유소아기를 지나면 치료가 어렵거나 불가능하게 된다. 사람이 한 눈이 아닌 두 눈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리한 점도 있지만 그만큼 고도의 양안 시기능이 필요하고 따라서 이를 정상적으로 발육시키는 것이 건강하고 똑똑한 아이를 키우는 지름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가 안쓰러워 안경 착용, 안과 검진, 사시 치료 등을 피하는 동안 자칫 아이의 정상 시기능의 발육이 저하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료제공 =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안과 이주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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