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닭에 노출된 소녀가 어머니 등에 옮겨

태국의 한 소녀가 자신의 어머니 등에게 조류독감바이러스를 전파시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조류독감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사람으로 전파된다는 사실은 이번 케이스로 처음 입증됐다.

그러나 지난해 아시아에서 44명을 감염시켰고 그 중 32명의 목숨을 앗아간 H5N1 조류독감바이러스가 사람을 감염시키는 효율적인 방법을 갖게 됐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만일 그렇게 될 경우 그 위협은 1918년과 1957년, 1968년의 독감 유행에 못지 않은 치명적인 양상을 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태국 보건부의 쿰누언 웅추삭 박사팀은 "소녀 어머니의 생검조직과 아주머니의 비강인두 및 인후 면봉채취 검체를 RT-PCR로 검사했을 때 인플루엔자A H5N1 양성이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웅추삭 박사팀은 "그러한 전파의 연쇄는 더 이상 확인되지 않았으며, 바이러스 유전자의 염기서열에서도 변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웅추삭 박사팀은 "그 어머니와 아주머니의 독감은 아마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전파로 인한 것 같다"고 결론짓고 "그 바이러스가 더 이상 전파되지 않았다는 것이 다행이다"고 덧붙였다.

이 보고는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보고됐다.

이번 문제의 소녀는 병든 닭에 노출된 후 그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그러나 의류공장에서 일하는 소녀의 어머니는 그런 닭과 접촉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의 어머니는 지난해 9월 7일과 8일 병원에서 딸과 함께 16-18시간을 보냈다. 어린 딸을 껴안고 키스를 했던 그녀는 9월 11일 독감에 걸렸고, 딸이 죽은 후 12일째 사망했다.

연구팀은 처음에 소녀와 함께 살고 있던 아주머니도 소녀와 같은 경로를 통해 조류독감바이러스에 걸린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대개 감염된 조류에 노출된 후 독감에 걸리는 데에는 2-10일 소요된다.

그 아주머니는 소녀가 병든 닭에 노출된 후 17일째 병을 앓기 시작했기 때문에 소녀로부터 병을 얻었을 가능성을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다.

병든 닭을 플라스틱 백에 손수 집어넣었고, 12-13시간 동안 입원한 소녀를 간호했던 그 아주머니는 생존했다. 병원 종사자도 감염되지 않았다.

그 바이러스가 더 이상 전파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아직 바이러스가 사람을 효율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방법을 갖지 않았음을 암시해주고 있다고 웅추삭 박사팀은 밝혔다. 그러나 그것이 안심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호 NEJM에 실린 논평에서 WHO의 클라우스 스터 박사는 "세계는 이제 안전판을 세워야 한다"면서 "아시아에서 조류독감바이러스(H5N1)에 감염된 환자의 출현은 전례없는 하나의 경고"라고 강조했다.

N Engl J Med 2005;352:333-340,405-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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