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건강정보가 담겨 있는 컴퓨터칩인 베리칩(VeriChip)의 판매를 미국 FDA가 최근 승인했다. 이 칩은 주로 팔뚝에 이식된다.

미국의 어플라이드 디지털 솔루션즈社가 개발한 이 컴퓨터칩은 쌀 알갱이만한 크기로 수분 내에 피부 속에 통증 없이 설치할 수 있다. 스캐너로 검색하면 칩 속에 수록된 정보를 읽을 수 있다.

어플라이드 디지털社는 『이 칩에 환자의 이름과 혈액형에서 앓고 있는 질환과 치료 내용에 이르기까지 상세한 내용을 기록할 수 있다』고 밝히고 『특히 당뇨병, 만성 심장병, 알츠하이머병 환자와 화학요법같은 복잡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 컴퓨터칩은 슈퍼 등 대형매장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찍힌 바코드나 다를 것 없다.

어플라이드 디지털社는 베리칩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칩에 내장된 환자의 정보를 판독하는 데 필요한 스캐너를 약 200개 외상치료 센터에 무료로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리칩을 이식한 환자가 사고로 의식을 잃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의사는 이 스캐너를 환자에 갖다 대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베리칩은 애완동물이 실종됐을 때 추적하는 등 이미 각종 수단과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나 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멕시코에서는 검찰총장을 비롯해서 연방검찰청의 고위 검사, 수사관들에게 이 칩을 이식하도록 해 극비 보안지역 출입시 신원을 확인하거나 소재를 추적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인체 내 컴퓨터칩의 이식으로 인해 환자의 비밀스런 의료정보가 외부에 노출됨으로써 사생활과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이 칩을 시판하기 전 처음부터 사생활보호조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환자에게 해로운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며 이 칩에 혈액형, 알레르기 반응 등 필수 의료 정보만 담을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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