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3년 안에 서울과 경기도등 수도권에 무려 7000-8000여 신규 병상이 새로 문을 연다.

현재까지 드러난 병상 만해도 이미 새세브란스병원이 1500병상 규모에서 2005년 7월에는 새세브란스병원이 2000병상 시대로 접어드는 것을 비롯 삼성서울병원 역시 삼성암센터 700병상이 완공될 경우 현재 1250병상에서 1950병상으로 2000병상 시대에 들어선다.

또 건국대학병원이 내년 7월 870병상의 새병원을 신축개원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난 3년 전에 이미 병원건물을 완공한 동국대학병원이 내년 6월에 1000병상의 양·한방 병원을 일산에 개원하며 올해 11월 경에는 중앙대학이 현재 300병상 규모인 필동병원 시대를 접고 800병상 규모의 흑석동 시대를 연다.

또 서울아산병원 내년에 400병상의 신관을 착공, 총 2500병상 규모로 여전히 국내 최고병원으로서의 아성을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며 고대 구로병원이 620병상에서 870병상으로 그리고 부천 길병원이 올해 말에 부천 상동에 800병상 규모의 양한방병원을 착공한다. 그리고 강남성모병원도 현재 병원부지에 1200병상 규모의 새병원을 2008년 완공예정으로 내년 초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며 분당에 재생병원을 운영중인 대진재단 역시 공사가 중단된 1000병상 규모의 동두천 재생병원을 2~3년 안에 공사재개에 들어간다는 방침으로 있다.

때문에 현재까지 드러난 수도권의 대형병원들의 추가 병상 수효만 해도 3년 안에 어림잡아 최대 1만 병상 정도는 새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마디로 이젠 대학병원들이 의료의 질 경쟁이 아닌 규모경쟁에 들어서는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경쟁체제에 들어 선 것이다. 이는 현재 규모가 아닌 의료질 경쟁을 통해 생존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와는 다른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며 만성적인 고질병으로 나타났던 대학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을 이용한 대학병원들이 본격적인 몸집 부풀리기라는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현재 대학병원등 대형병원들의 병상부족과는 달리 중소형 병원들은 항상 병상이 남아돌고 입원환자 유치에 골몰하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는 사정을 감안할 때 정책적인 뒤받침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병협(회장 유태전)은 최근 수도권의 병상증설에 우려를 나타내고 정부에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병협은 최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급성기 병상의 과잉공급에 따른 부작용이 드러남에 따라 9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수도권지역에서 대형병원 중심의 병상 신·증설이 급증하면서 급성기 병상의 과잉공급에 따른 중소병원 중심의 병상이용률 저하 등 부작용이 야기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병협은 현재 서울지역의 경우만 해도 중대부속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경희대 동서의학연구소,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서 병상 신·증설을 추진하는 등 최근 들어 급증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와 같이 정부가 병상자원관리정책 방향을 급성기 병상 억제 및 감축과 장기요양병상 확충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급성기 병상이 급증하고 있는 원인은 이를 규제 할 수 있는 법적장치나 정책수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병협은 이 같은 실정은 현재 병원과 종합병원의 신설과 증축은 시·도허가 사항이지만 건축공사 이후에 허가를 신청하기 때문에 신고제도와 마찬가지로 운영되고 있고 의원 역시 신고 대상이므로 병상수 증가를 억제 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개선책을 촉구하고 있다.

병협은 따라서 수도권 과밀지역 병상 신증설 억제를 위해서는 지역보건법, 국민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 등으로 분산 규정하고 있는 의료자원 수급계획을 의료법으로 일원화하고, 의료기관은 기능에 따른 구분으로 전환(병원 입원, 의원 외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의료기관의 신증설 허가 절차 역시 사전 의료법에 의한 허가를 먼저 받은 후 건축공사에 들어가도록 변경하고 관련 승인은 전문성이 결여된 시도지사가 관장하기보다는 보건복지부(병협)가 병상수요를 파악하여 결정토록 개선되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날 병협은 수도권지역의 적정병상 유지를 위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의뢰, 그 결과를 토대로 관련부처에 개선방안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마련에 나서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병협은 이런 대책은 현재 병원계의 사정을 감안할 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재 병원계의 이 같은 몸집 부풀리기 경쟁의 시발은 서울아산병원이 2000병상을 건립하면서 시작됐고 그 결과 환자유치와 함께 질 경쟁에서 다른 대학병원들을 압도하면서 위기위식을 느낀 대학병원들이 서서히 규모의 경쟁에 가세함으로서 치열한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에 이어 국내 최대 재벌병원인 삼성서울병원이 개원함으로서 재벌병원간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인력과 함께 시설면에서 최고의 위치를 자랑함으로서 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됐고 위기위식을 느낀 연세의료원이 최고의 사학답게 질과 양에서 새세브란스병원을 건립하면서 선두경쟁에 뛰어들었고 뒤이어 서울대병원이 분당병원을 그리고 삼성서울병원이 암병원 건립을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병원계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모습은 그러나 현재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며 중소병원의 병상가동율이 5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정부 차원에서 어떤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설득력을 얻고 있다.

수도권 지역의 병상 과밀화 현상이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심화되면서 경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대형병원들과 병상증축 경쟁으로 인해 고사위기에 놓여있다는 중소병원간 갈등역시 또 다른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어 이젠 병원간 갈등도 그 심각성이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병상 증설을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측과 병상이 남아돌고 있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는 중소병원들의 목 매인 외침 그리고 상생이 아닌 함께 고사할 수도 있는 최근 병원계 움직임에 대한 마땅한 대응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 삼성서울병원:1250병상 - 2000병상 (삼성암센터 2007년 완공예정)
△ 서울아산병원:지하 5층 지상 13층 400병상 2,139 - 2539병상 (2005년 신관 착공예정)
△ 강남성모병원:지하 5층 지상 19층 843병상 - 1200병상 (2008년 완공 예정)
△ 동국대학병원(일산):지하2층, 지상12층 1,000병상 (2005년 6월 개원예정)
△ 건국대학교병원:지하 4층 지상 13층 287병상 - 870병상 (2005년 7월 개원 예정)
△ 새세브란스병원:지하 3층 지상 21층 1533병상 - 2000병상 (2005년 7월 개원예정)
△ 중앙대학교병원:지하 3층 지상 15층 560병상 - (2004년 11월 말 개원예정)
△ 고려대 구로병원:지하 4층 지상 7층 620병상 - 870병상 (2004년 말 착공 예정)
△ 길병원 부천 상동병원:800병상 (2004년 말 착공 예정)
△ 동두천 제생병원:1000병상(신축)

<박병인 국장/pmi0901@orgi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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