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명절이 실종되는 안타까운 상황 속에서 평범한 주부이자 누군가의 엄마로 살던 주부 2명이 뇌사라는 갑작스런 상황에서도 장기기증으로 타인을 살리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에 따르면 부산광역시에 살던 윤정희(46세)씨는 설 명절인 2월 12일 집안 베란다에서 발을 헛디뎌 그만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급히 부산대학교병원으로 옮겼으나 머리를 크게 다친 그녀는 결국 심장, 폐장, 간장 등을 기증하여 3명을 살렸다.

2월 17일, 충남 천안에 살던 김경숙(56세)씨는 갑작스런 뇌출혈로 역시 뇌사상태가 되자 고대안산병원에서 폐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하여 4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두 사람 모두 가정을 이끌던 평범한 엄마이자 주부로서의 삶을 살던 사람이었으나 갑작스레 찾아온 불행 앞에서 가장 용감하고 아름다운 결정을 한 것이다.

      <고 윤정희씨 생전 모습과 딸 편지>

평소 부지런하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기를 좋아하는 선한 성격의 윤정희씨였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에게는 8살 어린 딸이 있었기에 가족들의 슬픔은 더욱 컸다.

윤씨의 친정어머니는 “딸을 떠나보내는 것이 너무나 큰 고통이지만 어디선가 정희의 몸이 살아 숨 쉬고, 그 온전한 나눔이 다른 사람에게 희망을 전하길 바래요. 정희도 동의했을거예요.”라면서 남겨진 어린 손자를 걱정했다.

최윤정 KODA 코디네이터(영남지부)는 “이별은 모두 슬프지만, 특히 어린 아이와 이별하는 가족을 보면 더 안타까워요. 저도 딸을 키우는 입장이다 보니 남겨진 어린 딸이 엄마의 쾌유를 빌며 남긴 편지에 울컥했습니다. 윤정희님께 존경하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고 김경숙님 생전 손주와 함께>

김경숙님은 쓰러지기 3일 전 남동생 장례를 치르던 중에 쓰러져 수술도 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되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평소 두통을 호소하던 그녀는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순식간에 뇌사에 빠졌다.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의 순간에서 그녀의 가족들은 기증을 결심, 결국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했다.

현장에서 김경숙님을 돌보던 서명균 코디네이터는 “어머니가 외롭지 않도록 24시간 내내 응급실 앞에서 기다리던 착한 딸과 아들이 밤이 되어 추워지자 덮고 있던 담요를 어머니에게 덮어주던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특히 이식 수혜자가 본원 환자로 정해지자 그 환자를 10년 동안 치료하던 주치의가 기증자 가족에게 감사하다는 편지를 써서 건네줘 더 큰 감동을 주었다” 고 전했다.

기증자 가족에게 손편지를 건넨 고대안산병원 신장내과 강영선 교수는 편지에서“가족에게는 슬픈 일이지만 생명나눔은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눔이며, 이러한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한 김경숙씨의 장기기증 실천은 우리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고 위로하며, 의료진과 환자분들을 대신하여 편지에 담아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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