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 청소년들이 게임을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행복누리 프로그램.

게임을 즐기면서 우울증을 치료하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신민섭 교수팀(도례미ㆍ조민지ㆍ장미래ㆍ신한별 연구원)은 우울한 청소년들이 컴퓨터 게임을 통해 인지행동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행복누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그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주 2회, 5주에 걸쳐 총 10번 동안 △우울감 극복하기 △친구 사귀는 법 △학습능력 증진 등을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됐으며, 실제 연구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됐다.

연구대상은 우울증상이 있는 청소년 50명이었다. 이들은 각각 25명씩 프로그램 참여 그룹과 미참여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 모두에게 5주 간격으로 사전, 사후 설문을 통해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 참여 그룹에서 우울감, 주의력, 삶의 질, 자존감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 증상을 재는 PHQ-9 척도점수는 평균 37% 감소했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꺼리는 청소년들이 컴퓨터 기반 치료 프로그램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을 보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과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된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정서장애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 최근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신민섭 교수는 “게임을 통한 프로그램은 우울한 청소년 치료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며 “대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특히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등학생 중 25.1%가 우울감을 경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33.8%는 학업문제, 가족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의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컴퓨터 게임을 활용한 인지행동 치료 시스템은 청소년의 우울증상 완화와 우울장애 예방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 프로그램은 우울감 극복하기, 친구 사귀는 법, 학습능력 증진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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