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그야말로 코로나로 시작해서 코로나로 끝난 한해로 정의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코로나 예방 및 치료 모범국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방역에 상당한 공을 들였고 또 어느 정도 성과도 냈다.

그러다가 지난 11월부터 갑자기 늘어나기 시작한 환자로 인하여 정부와 방역당국이 우왕좌왕하더니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하기까지 했다. 그야말로 코로나가 우리나라 방역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조정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

문재인 정부는 일단 외국에 비해 코로나에는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러나 코로나 대처에 일선에서 힘들게 싸우고 있는 의료계로 눈을 돌려보면 완전히 다른 평가가 나온다. 말로만 K 방역이지 제대로 된 지원이 없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이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28명의 경제학자들이 공동으로 발간한 ‘2021 한국경제 대전망’(21세기 북스) 출판간담회에서 이근 교수는 2021년 한국 경제의 키워드는 ‘진퇴양난’으로 규정했다.

이근 교수는 2019년에 2020년 경제전망과 관련, ‘오리무중 고군분투’라고 예상했으나 코로나의 급속한 전파로 인하여 오리무중을 무색하게 하는 설상가상이었고 경제는 고군분투 끝에 기진맥진 됐다고 평가했다.

이근 교수의 2021년 경제전망은 의료계에도 바로 적용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진퇴양난(進退겱難)이란‘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매우 곤란한 상태’를 의미하는 고사성어인데 의료계 역시 2021년이‘진퇴양난’의 해가 될 전망이 우세하다.

일단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된 문재인 케어로 인하여 의료보험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 의료계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소아과와 이비인후과는 이미 재정 상태가 최악의 상황을 보이고 있고 그나마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대학병원들 역시 올해는 어떤 대응방법을 세울지 눈치만 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질병의 양상까지 바꾸고 있다. 감염차단을 위하여 사회적 거리 두기와비대면이 일상화하면서 마스크 쓰기와 손 씻기 습관은 급성 감염병을 급속하게 줄이고 있다.

그동안 감기바이러스가 옮기는 인후염이나 기관지염, 폐렴 등 호흡기질환이 극적으로 감소하면서 소아청소년과나 이비인후과는 환자가 예년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병원운영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반대로 코로나 이후 급증하고 있는 환자가 있다. 외부활동을 하지 못함으로써 발생하고 있는 소아비만 아동들이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20년 사이 최악의 성적표를 기록할 전망이라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는 코로나 영향도 크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세계 12위권의 경제 대국이다.

지난 수년 동안우리나라 경제는 글로벌 경제가 성장함으로써 상당한 덕을 봤다. 그러나 2021년 올해는 더 이상 그런 기대를 하기에는 무리라는 평가다.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둡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가‘아시타비(我是他非)’였다.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이른바‘내로남불’을 한자어로 표현한 것이다. 정치권에서 이중 잣대로 사용하던 용어로 자신에 대한 성찰이나 반성은 없는 현 상황을 신조어까지 등장시키면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한 것이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그런 사자성어가 나오는 한 해를 기대한다.

2021년은 소의 해이다. 지난해 남해안에 큰 홍수가 난 적이있 다. 당시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잠언이 여기저기서 회자됐다.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이 말은 경남 합천에서 집중 호우로 떠내려 간 소가 85km 떨어진 창원시 야구장 둔치에서 발견됨으로써 그대로 드러났다.

낙동강 근처 야구장 둔치에서 아무 일 없다는 듯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소의 귀에 붙은 표지에서 합천군 축산농가 소로 확인됐다. 소의 배는 크고 빵빵하기 때문에 물에서 가만히 있어도 둥둥 뜨지만 말은 살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다가 탈진해서 죽기 때문이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띠 해에는 한가로이 아무 일 없다는 듯이 풀을 뜯고 있는 소처럼 여유롭고 평안한 한해를 소망해본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