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호 교수

우리나라 의료진이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관여하는 원인 유전자를 찾아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박영호 교수팀이 미국에서 661명, 유럽에서 674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결과로 면역세포에 의한 염증반응 및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특정 유전자의 발현이 알츠하이머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박 교수팀은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원인 유전자를 파악하기 위해 대규모 ‘전장유전체연관분석(GWAS)’ 결과를 먼저 확인했다. 질환과 연관성을 가진 유전정보를 찾는 이 연구 방법으로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고 알려진 22개의 유전자를 찾아냈고, 그 다음 관련된 유전자들이 혈액에서 얼마나 많이 발현되는지, 발현량을 총합했다. 이어 이 발현량의 차이가 알츠하이머병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평가하면서 어떤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에 관여하는지도 분석했다.

연구결과, 정상군에 비해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서 유전자들의 발현량이 유의한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다. 즉, 전장유전체연관분석에서 알츠하이머병과의 관련성이 확인된 유전자가 실제로 환자군에서 더 많이 발현된 것이다.

특히, CD33과 PILRA라고 하는 유전자가 알츠하이머병 발병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과학회 학술지 ‘유전신경학(Neurology Genetics)’ 온라인판(9월 30일 자)에 게재됐다

본래 우리 몸속의 식세포는 체내 불필요한 물질을 잡아먹으면서 우리 몸을 보호하는데, 정상적으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에 대해서도 식세포가 활동하면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억제시키게 된다. 그러나 CD33은 이러한 식세포의 면역반응을 어렵게 해 결국 알츠하이머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PILRA는 단순포진 바이러스(HSV)가 세포 안으로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도와 결과적으로 우리 신체가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박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해 모든 질병은 각 환자마다 발병 원인이 다를 뿐만 아니라, 그만큼 치료방법에도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유전정보, 임상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정밀의료의 기초를 세울 수 있도록 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분석하게 된 것”이라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덧붙여 “이번 연구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만큼 우리나라 환자에게 바로 적용하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인 대상 후속연구를 설계하고, 계속해서 알츠하이머병의 진단 및 발병 기전을 확인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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