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심평원, 전국 의료기관 외래 주사제 처방률 전면 공개

우리나라 병의원을 찾는 외래환자 10명 가운데 거의 3명꼴로 주사를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종합전문요양기관인 3차 의료기관을 찾는 외래환자의 경우 전체 환자의 3.59%만이 주사제 처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병의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더욱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조사대상 의원 가운데 0.5%인 86군데의 경우 무려 10명의 외래환자 가운데 9명 이상에게 주사 처방을 한 것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개선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15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기관의 주사제 적정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 전국 병의원 2만2765곳의 주사제 처방률을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종합전문기관의 경우 외래 환자에 대한 주사제 처방률이 3.59%에 그친 반면 종합병원은 9.96%, 병원 26.27%, 의원 27.91%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이 지난 2002년부터 의료기관의 외래 주사제 사용실태를 평가하고 자율적 개선을 유도한 결과, 외래에서 주사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원급 기관의 경우 평가 초기에는 처방률 감소폭이 컸으나, 지난 2003년 4분기 이후부터 감소세가 둔화되고 있어 의료기관의 주사제 사용 감소를 유도하고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주사를 원치 않는 소비자들의 의료기관 선택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는 아예 분기별로 주사제를 적게 쓰는 병원·의원의 명단을 공개함으로서 드러났다.

이번 공개자료(‘05년 4분기)에 의하면 종합전문요양기관의 주사제 처방률(3.59%)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수준과 유사하여 사용관리가 양호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병·의원은 각각 26.27%, 27.91%로 종합전문요양기관에 비해 약 7.3~7.8배나 많은 등 현저히 높았으며, 의원에서 처방률 90%를 초과하는 기관은 86개소(의원 전체의 0.5%)나 되어 충격을 던졌다.


우리나라는 주사 효과에 대한 과도한 믿음과 선호의식으로 인해 환자들이 주사제 처방을 요구하기도 하고 의사들은 이를 거부하지 못하거나 관행적으로 주사제를 처방하는 등 여러 원인으로 주사제 처방률이 외국의 전문가들이 제시한 수준에 비해 훨씬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주사제는 먹는 약에 비해 체내 흡수가 빠른 장점이 있는 반면, 급성쇼크, 혈관염 등 부작용의 위험이 커 약을 먹을 수 없거나 응급의 경우 등에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어 외래에서의 주사제 사용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권장되지 않으며, 미국, 영국 등 외국의 전문가들은 외래에서의 적정 주사제 처방률을 1~5%이하로 제시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우니라나라는 3차 의료기관이 이에 근접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INRUD(International Network for Rational Use of Drugs)에서 실시한 외래 주사제 처방 관련 미국은 5%이하, ·영국 : 1%이하, ·호주 : 2%이하, ·스웨덴 : 1%이하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번 공개에서는 외래에서 먹는 약(경구제)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일부 주사제(에리스로포이에틴, 항혈우인자, 항암제, 인슐린, 성장호르몬제 등)는 처방률 계산에서 제외했는데도 불구하고 의원급의 경우 지역 간에도 주사제 처방률 차이가 매우 큰 현상을 보이고 있어 주사제 사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역별로는 경남(39.05%)과 전남(36.85%)지역의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높았고, 서울(21.53%)과 경기(22.99%)지역이 가장 낮았으며, 같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커, 처방률이 가장 낮은 서초구, 강남구는 각각 15.86%, 16.64%, 처방률이 가장 높은 금천구, 영등포구는 각각 26.87%, 26.63%로 거의 두배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높은 경기 K의원의 처방률은 100%를 , 이어 서울 중랑구 K통증의학과의원은 99.24%, 경남의 Y산부인과는 99.08%, 경남의 K정형외과의원 99.04%, 서울의 U통증의학과의원 98.45% 등 10위 이내에 포함된 의원의 처방률이 모두 96%를 웃돌았다.
병원급의 경우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높은 경북의 S병원이 77.96%에 달했고 이어 광주의 K병원이 75.67%, 강원도 G병원이 75.59% 등 상위 10위권 내 병원의 처방률이 거의 7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종합병원 중 주사제 처방률이 가장 높은 기관은 경기도 안양의 H병원으로 52.83%를 기록했으며 종합전문기관의 경우 주사제 처방률이 공개된 41개 의료기관중 처방률이 가장 높은 곳은 7.84%, 가장 낮은 곳은 1.70%로 대부분이 4~6%의 처방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소비자단체, 의료계 등 관계자로 구성된 중앙평가위원회의 신중한 논의를 거쳐 5월부터는 외래에서 주사제를 처방한 의료기관의 개별 처방률을 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주사제 사용 감소를 위한 의료계의 관심을 촉구하기로 결정, 이번에 공개했다.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은 앞으로도 의료의 질 향상과 국민의 알권리 신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공개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공개 효과를 모니터링 해 나갈 예정이며, 주사제 등 약제사용 적정화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올바른 약제사용에 대한 인식을 갖도록 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와 함께 의료계에서도 지속적으로 개선 노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개대상 의료기관 명단과 주사제 처방률은『건강보험심사평가원』홈페이지(www.hira.or.kr)에 게재했다.

한편 지난 2월 9일 급성상기도감염 외래 항생제 처방률 공개 전·후 처방률 등을 비교한 결과, 급성상기도감염의 항생제 처방률은 크게 감소(공개 전 63.17% → 공개 후 50.14%, 약 13.0% 감소)되어 공개의 효과가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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