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보건향상을 위해 평생을 바친 우강(又岡) 권이혁 전 문교부‧환경처‧보건사회부 장관이 12일 눈을 감았다. 향년 97세.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 오전 10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권이혁 박사는 1947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학에서 보건학을 수학했다. 이런 배경은 우리나라 예방의학을 개척하고 보건학을 정립하는 밑거름이 됐다.

1960년대부터 도시인구, 영세민/저소득층 인구, 맹인, 소아인구, 노인인구, 임산부 인구 등을 연구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한국형 보건학을 정립하였고, 저서 ‘최신보건학’은 1982년 대한민국학술원 저작상을 수상했다. 서울의대 학장이었던 1970년 초에 개발, 개편한 의학교육 체제는 한국 의학이 연구와 교육/인력양성에 있어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서울대총장에 이어 3개 부처 장관까지 역임한 한국의 보건의료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전무후무한 활동을 했다.

1965년부터 서울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의과대학장, 보건대학원장, 서울대병원장을 역임하고, 1980년에는 제15대 서울대학교총장의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후 문교부 장관(1983-1985년), 한국교원대학교 총장(1985-1988년)을 거처 제22대 보건사회부 장관(1988-1989), 제3대 환경처 장관(1991-1992) 등을 역임했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성균관대학교 이사장을 재직했다.

제자인 신영수 전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제도의 기초를 만드는 데에 기여한 대표적 학자이자 행정가였다”고 평가했고, 박병주 대한보건협회장은 “우리나라 보건학의 기틀을 놓으셨다”고 평가했다.

신찬수 서울의대 학장은 “고인은 우리나라 의학교육체제를 수립해 국민의 건강 향상에 지대한 공헌을 하셨다”고 추모했다.

여러 제자들은 고인께서는 “예방의학은 삶의 질과 직결해 있다고 강조하셨다”면서, “항상 새로운 비전과 새 길을 만드신 보건의학계의 거목”이라고 기억했다.

고인은 국민훈장 무궁화장, 청조근정훈장, 국민훈장 동백장, 자랑스런 서울대인상, 미국자유훈장, 3.1문화상, 서재필 의학상, 보건대상 등을 받았으며, 유족으로는 배우자와 아들 윤택, 딸 성택, 송택 씨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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