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국민들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나서고 있는 의료인들에 대해 ‘덕분에’ 챌린지 등을 통해 감사하다는 인사를 많이 했다.
O…2020년 수가협상에서 의협과 병협은 건강보험공단과의 1차 협상에 실패했다. 수가 인상율에서 큰 시각차를 보였다.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정해식 연구위원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로 세계 28위, 소득‧교육‧건강 요소로 측정하는 인간개발지수는 22위, 전 세계 각국에서 동일한 문항으로 진행된 ‘2019년 세계행복보고서’에는 행복지수 5.895점으로 54위다. 격차가 너무나 크다. 돈을 벌면 행복할 것이라는 희망이 막상 수익이 생기니 행복은 더 멀리 달아나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해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소득보장정책연구실 공적연금연구센터 센터장은 “우리의 낮은 행복도는 불평등과 양극화 때문으로 일부 이해가 가능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봉사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으나 어쩔 수 없었다든가, 보상 받기 위해 참여했기에 행복하지는 않았다는 경우도 있다.

결국 행복의 조건도 단순히 하나만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의사의 경우엔 더 심할 수 있다. 의사는 가장 수익이 많은 대표적인 전문가 집단이지만 여전히 수가가 비현실적이라며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정 센터장은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행복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여러 연구 결과를 감안하면 의사는 단순히 수익을 높이기 위해 수가인상을 요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상대적으로 느끼는 소득이 다를 수 있지만 소득이 일정 기간 이후에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소득 이후 낮은 행복감은 ‘다음’에 원인이 있는 것이고, 따라서  그것을 찾고 분석하는 연구를 앞두고 있다. 그것은 가령 시간, 의미, 가치 등이 대상이 될 수 있다.

예컨대 그 다음을 ‘시간’으로 볼 때는 하루 10시간 환자를 보던 것을 8시간만 보고 남는 시간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또는 취미를 통해 삶의 만족도를 높여 나가면서 행복을 찾아갈 수 있다. 수가인상은 수익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곧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셈이다. ‘시간’이라는 ‘제약’이 행복이라는 분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행복해 지기 위해서는 ‘다음’ 단계가 필요하고, 여기엔 인식과 가치관 등의 영향과 연계돼 있다.

정 센터장 스스로도 ‘돌봄 제도’가 있어 아이를 맡기고 해야 할 일을 해결한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일시적이지만 이 제도로 인해 또 다른 경험을 쌓았다고 행복해 했다.

그러면서 돌봄도 다음 단계는 개인이 아닌 사회가 문제를 해결하면서 행복으로 향해 나갈 것으로 내다봤다.

정 센터장에 따르면 행복의 조건은 소득분위에 따라, 사람마다, 나이에 따라 다르다. 통계적으로 보면 가족, 건강, 돈과 명성 등의 순으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 결국 행복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행복도는 달라질 수 있다. ‘덕분에’ 챌린지만으로 행복하다는 의사가 있을 수 있고, 수익이 많음에도 아직 배고픈 의사도 있는 이유다. 

복지 선진국이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유독 노인이 될수록 행복감이 떨어진다. 복지 문제도 있겠고, 삶의 경험들을 나누면서 행복한 여생을 보내는 게 다른 것일 수 있다. 우리의 경우 고독감과 빈곤이 연구결과 가장 큰 원인들로 밝혔졌다.

또한 불평등이 심하면 행복감이 떨어지는데 우리나라가 대표적이다.

경제적으로 가진 그룹에서는 다시 하락 할 것이 두렵고, 없는 그룹들은 불만이 더 가득하게 된다.

이번 코로나19 같은 위기가 닥치면 행복감이 크게 떨어진다. 소득이 떨어지고 할 수 있는 것을 못하니 삶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것도 극복해 나가면 하나의 경험이 더 쌓여지면서 행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세월호 사건 때 국민들의 행복감은 크게 떨어졌었는데 그것으로 대통령 탄핵이 이어지자 행복감이 크게 높아졌다는 연구도 있다. 위기를 극복한 자신감이나 국가 자긍심이 행복과 연관되어 지는 부분으로 읽히게 된다.

자신이 꼭 필요로 했을 때 국가가 나서서 해준다면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 높아진다. 이 때는 급여와 무관하다.

정 센터장은 “욕구는 계속 바뀐다”며, “욕구 변화에 대처하면서 이를 충족시켜 나가는 것이 행복의 지속가능성을 가능케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하기 위해선 지금의 난관을 헤쳐 나가는 것이 첫걸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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