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정흠 교수

 국내 연구진이 ‘4세대 항암제’인 대사항암제의 임상 2a상에 돌입해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한발자국 다가섰다.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외과) 교수팀과 약학대학 김환묵 교수팀이 개발한 전이성 대장암의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1상 임상을 성공리에 마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 승인(IND : Investigation New Drug)을 획득해 임상 2a상에 들어갔다.

대사항암제 후보물질인 ‘OMT-110’은 김환묵 교수팀이 개발한 ‘메타볼리즘’ 기반의 대사조절 항암제로써 전이성 대장암 신약후보물질이다. ‘OMT-110’은 전 임상에서 췌장암, 난치성 유방암, 폐암, 뇌암, 간암 등 다양한 고형암에서 항암효과가 입증됐다.

특히 임상1상 시험결과, ‘OMT-110’은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게 뛰어난 안정성 및 효과를 보였다. 총 15명을 대상으로 ‘OMT-110’을 적용한 후 양전자방출 단층촬영검사(FDG PET/CT)로 진행한 평가에서 심각한 약물 부작용 및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9명은 안정적인 대사반응이 관찰됐고, 4명은 대사조절 중 포도당 운반감소경향(PMR)이 뚜렷이 나타나 우수한 항암효과도 함께 밝혀졌다.

‘OMT-110’은 암세포가 정상세포와 다르게 세포의 주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비정상적으로 많이 소모하는데 착안한 항암제로 암 세포의 대사체계를 일반 세포와 동일하게 전환해 자연스럽게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백 교수는 “이번 1상 임상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최근 열린 ‘2020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며 “항암제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독성이 매우 낮아 곧바로 약효나 적정용량을 평가하는 임상 2a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임상시험이 성공할 경우 전 세계 의료진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3세대 면역항암제를 뛰어넘는 4세대 대사항암제의 원천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OMT-110’은 항암제가 아닌 다른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됐던 약물로 대장암 효과가 입증될 경우 기존 약물의 용도가 변경된 일종의 약물재창출(Drug repositioning) 개념도 적용된다.

한편 임상 1상은 주로 약물의 체내 흡수, 분포, 대사, 배설 등의 약동학적 효과 및 주요한 부작용 등에 대한 실험이 이뤄진다.

이번 연구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결과보고가 끝났으며 우수성이 인정돼 세계적인 학술대회인 ‘2020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전이성대장암 환자에서 OMT-110의 안전성, 효과성, 바이오마커 효과 연구라는 제목으로 지난 5월 말 발표됐다.

이번 임상시험은 바이오벤처기업 메티메디제약이 ‘OMT-110’의 기술이전을 받은 지 1년 만에 가천대 의과대학 및 약학대학과 산학협력을 통해 이뤄진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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