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호 교수

난청과 귀먹먹감이 지속될 경우 뇌수막종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대병원운영 서울시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가 이 같은 내용의 ‘측두골 수막종’을 진단받은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다기관연구 결과를 ‘미국 이비인후과 학회지(The Laryngoscope)’ 최근호에 게재됐다고 18일 밝혔다.

뇌수막종이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지주막 내 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대부분의 수막종이 대뇌를 덮고 있는 천막 상부에서 발생하는 것과 달리, ‘측두골 수막종’은 귀를 포함한 두개골 부위인 측두골 부분에서 발생한 종양으로 매우 극소수에서 발생한다.

김영호 교수팀은 1998년부터 2018년까지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최종적으로 측두골 수막종을 진단받은 환자 13명의 진단 데이터를 다기관연구를 통해 수집, 분석해 일반적인 수막종과 달리 측두골 수막종에서 발생하는 임상적 특성을 연구했다. 환자는 92.3%가 여성이었으며 평균 연령은 52.5세다.

분석 결과, 주요 증상으로는 청력 손상이 83.6%로 가장 많았고, 이명과 귀 먹먹감, 귀분비물(이루)이 각각 69.2%, 38.5%, 30.8%로 뒤를 이었다.

측두골 수막종의 주요 증상이 중이염과 같은 이비인후과 질환과 매우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환자 10명은 초기 TBCT(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 검사 및 뇌 MRI 영상을 통해 측두골 수막종이 진단된 반면, 나머지 3명의 환자는 초기 진단과정에서 만성 중이염으로 판단돼 이후 수술적 방법을 통한 조직검사 과정에서야 측두골 수막종이 진단됐다.

김 교수팀은 해당 환자들에서 뇌질환으로 의심되는 일반적인 증상이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초기 CT검사에서도 종양이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아 이비인후과적 증상을 토대로 만성 중이염이 의심되었을 것으로 추측했다.

김영호 교수는 “측두골 수막종은 뇌종양의 증상을 특징할 수 있는 징후가 마땅치 않고, 대중의 인식 또한 낮은 질환”이라며 “이 때문에 의료진은 정확한 진단이 어려울 수 있고, 환자는 이를 단순한 이명 또는 난청 증상으로 오인해 증상을 방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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