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1일 수가협상 모습

 전국 병의원 등 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1일 열린 수가협상에서 공단은 의원 2.4%와 병원 1.6% 등의 협상안을 제시했고 의사협회와 병원협회는 밤새 협상을 벌였으나 거의 일방적인 통보 수준이라며 반발, 협상에 이르지 못하고 결렬됐다. 특히 밴드(추가재정소요분) 규모 또한 공급자들이 기대했던 지난해(1조 478억원) 수준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9416억원으로 책정, 의료계의 강한 반발을 샀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렸던 3~4월 두 달 연속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환자수와 수익이 크게 줄어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가 상급종합병원 20곳과 종합병원 96곳, 병원급 의료기관 26곳 등 총 142곳의 환자수와 수익변동 상황을 조사한 결과,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3월 이후 급격한 환자감소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던 전국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들이 4월에도 여전히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3월과 비교한 외래환자는 상급종합병원이 15.7% 줄어든 것을 비롯하여 종합병원 19.3%, 병원 29.6%의 감소폭을 보였다. 또 입원환자도 종별로 각각 14.5%(상급종합병원), 19.6%(종합병원), 25.2%(병원) 감소로 엇비슷했다.

이 같은 감소추세는 4월에도 계속됐다. 작년 4월과 비교한 결과 외래환자는 16.2%(상급종합병원), 23.8%(종합병원), 30.5%(병원) 줄어들었으며 입원도 12.7%(상급종합병원), 21.4%(종합병원), 32.3%(병원)의 환자감소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이들 병원의 진료수입도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으며 3월보다 4월의 감소폭이 더 커 병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3월에 병원 종별로 각각 7.5%(상급종합병원), 11.1%(종합병원)의 진료수입 감소폭이 4월에는 9.5%(상급종합병원), 15.5%(종합병원)로 확대됐다. 반면, 병원급은 3월 20.1% 감소에서 17.9% 감소로 감소폭이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협회가 이번에 조사한 병원 142곳은 감염병전담병원(17곳)이거나 국민안심병원 지정기관(111곳), 선별진료소 운영기관(121곳)이었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전국 병원들이 선지급 진료비나 메디칼론, 융자지원과 인건비 등 지출비용을 최대한 아껴 근근이 버텨 왔으나 선지급된 진료비마저 7월부터 상환해야하기 때문에 심각한 자금난에 빠져있다”며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경영난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사태로 동네의원의 매출액이 32.5%에서 최고 47.4%까지 감소하고 추가비용까지 발생, 사실상 적자운영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계속 장기화 추세로 갈 경우 줄 휴업 사태로 의료체계 붕괴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정부가 동네의원을 회생시킬 수 있는 긴급 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최근‘의원급 의료기관 손실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대구·경북지역과 광주·전남지역 352개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3월 기준 환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5%(전남)에서 43%(대구)까지 줄어들어 평균 34.4%가 감소했고 이에 따른 매출액도 전년 동월 대비 23.8%(전남)에서 46.6%(대구)가 줄어들어 평균 35.1%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대진의사 및 간호사 고용비용, 의사 및 간호사 자가격리로 인한 유급 휴가비용, 장비 구매 비용 등 추가비용이 186만원 이상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에서 1일 이상 휴업한 의원도 80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1일부터 2일 새벽까지 진행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의 내년도 유형별 수가협상에서 정부는 협상이 아닌 일방적인 통보했다는 지적이 나와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건보공단이 공급자단체 측에 최종 제시한 수가인상률은 ▲약국 3.3% ▲한방 2.9% ▲의원 2.4% ▲병원 1.6% ▲치과 1.5% 등 순이다. 특히 밴드(추가재정소요분) 규모 또한 공급자들이 기대했던 지난해(1조 478억원) 수준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9416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인상률을 보인 약국과 한방만이 타결됐고 의원과 병원, 치과는 치열하게 협상을 펼쳤지만 끝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특히 병원계는 너무 낮은 밴드와 불성실로 일관한 공단의 협상 방식에 대해 비난했다.

이날 병원계는 수가협상은 상징성이 있는데 재정소위가 너무 일찍 퇴근하고 공단 협상단은 자신들의 입장만 강하게 피력하면서 사실상 통보 수준이었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번 협상결렬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등 7개 의약단체와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6월 2일 재정운영위원회를 열고 전체 평균 1.99% 인상안을 의결했다.

요양기관 종별 인상률은 의원 2.4%, 병원 1.6%, 치과 1.5%, 한방 2.9%, 약국 3.3%, 조산원 3.8%, 보건기관 2.8%로, 이에 소요되는 재정은 9,416억원이다.

공단은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건강보험 재정상황, 가입자의 보험료부담능력, 진료비 증가율 등을 고려하여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제시된 소요재정(밴드) 범위 내에서 협상을 추진하였으며, 협상결과 2021년도 평균인상률은 1.99%(소요재정 약 9,416억원)로, 한방 2.9%, 약국 3.3% 인상 등 4개 유형은 타결되었고 병원, 의원 및 치과 3개 유형은 결렬됐다고 밝혔다.

공단 수가협상단장인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가입자‧공급자 간 의견차이 해소와 설득을 위해 여러 차례 만남과 협의과정을 거쳤으나 코로나19 일선에 서 있는 병원‧의원 그리고 치과가 결렬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의결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6월 5일 개최되는 건정심에 보고하며 건정심은 이번 협상에서 결렬된 병원,의원,치과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6월 중 의결하고 이후 보건복지부장관이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명세를 고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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