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 일반의약품 과다 복용을 조심해야 한다.

녹내장은 안압과 관련한 시신경 손상으로 인하여 시야 결손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세계 3대 실명질환에도 해당될 만큼 중증질환으로 분류된다. 일반의약품 중에서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은 항히스타민제 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감기약, 알레르기약, 그리고 멀미약 등이 대표적이다.

항히스타민제는 동공 확대가 부작용으로 일어날 수 있다. 녹내장은 안압이 평상시보다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동공이 확대되면 안구 내에 존재하는 액체인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가 좁아지고, 안압이 높아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공 확대가 곧 급성 폐쇄각 녹내장 발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이어트약도 유의해야 한다. 다이어트약의 경우 토피라메이트(topiramate)라는 성분이 많이 사용된다. 본래 이 성분은 항경련제로 사용되는데, 부작용으로 식욕부진이 생기기 때문이다.

토피라메이트 또한 항히스타민제와 비슷하게 눈 안쪽 구조물에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종은 방수가 빠져나가는 통로 쪽의 전방각을 좁아지게 만들어 방수가 빠져나가는 것을 방해함으로써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녹내장이 발병할 수 있는 것이다.

약 복용 이후 안압이 상승하는 폐쇄각 녹내장 발작이 일어나기까지는 하루가 걸릴 수도 있고 두 달이 걸릴 수도 있는 등 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은 천차만별이다. 어떠한 원인으로든 안압이 상승하게 되면 시신경에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감기약, 멀미약과 같은 약물 복용 후 안압이 상승할 위험이 높다고 판단되는 전방각이 좁은 폐쇄각 녹내장 환자의 경우에는 이러한 약들을 복용하는 것에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정종진 교수는 “건강을 위해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 어떤 위험 환자군에게는 오히려 녹내장을 유발할 수도 있다”며, “다만 모든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반의약품 복용 이후 안통, 두통, 메스꺼움, 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지체하지 말고 꼭 안과에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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