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록 전문의

우리나라 3대 사망원인은 악성신생물(암), 심장 질환, 폐렴이다. 이 중 암으로 인한 사망은 전체 사망 원인의 1위로, 약 26.5%를 차지하고 있다.

암에 의한 사망자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 진단된 암환자 수도 매년 20만 명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는 추세다. 국내 암 중 4번째로 많이 진단되는 갑상선암은 내분비계에 발생하는 암 중 가장 흔하며, 여성에서는 유방암에 이어 2번째로 흔히 진단되는 암이다.

최근 갑상선 초음파 검사에서 갑상선 종양이 발견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갑상선암의 유병률과 진단율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갑상선암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빈번히 발생하며, 평균 진단연령도 30~60세로 비교적 젊은 편이다. 조직검사 소견에 따라 갑상선 유두암, 여포암, 저분화암, 역형성암, 수질암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국내 갑상선암의 약 95%가 유두암으로 진단된다. 갑상선 유두암과 여포암은 암의 진행이 느리므로 5년 생존율이 약 98% 이상으로 높은 편이지만, 진단 당시 암의 크기가 크거나 원격전이가 있거나 나쁜 예후와 연관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되거나 역형성암과 같이 암의 진행이 빠른 조직형으로 진단되는 경우에는 불량한 예후를 보일 수 있다.

갑상선암의 예후를 평가하기 위한 유전자 검사로는 BRAF V600E 돌연변이 검사가 있다. BRAF V600E 돌연변이 검사는 종양유전자인 BRAF (B-Raf proto-oncogene, serine/threonine kinase) 유전자의 600번째 아미노산이 발린(valine)에서 글루탐산(glutamate)로 변하는 돌연변이 유무를 확인하는 검사다. BRAF V600E 돌연변이는 갑상선 유두암에서 빈번히 발견되며, 국내 갑상선암 환자의 약 52~83%가 BRAF V600E 돌연변이 양성인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BRAF V600E 돌연변이는 높은 재발률과 진행된 병기, 림프절 전이 및 원격전이와 연관된 불량한 예후인자로 간주된다.

2013년 TERT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유전자의 프로모터(promoter) 부위 돌연변이가 갑상선암을 비롯한 신경교종, 방광암, 피부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빈번히 발견된다는 연구보고가 발표된 이래로,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갑상선암의 임상양상과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폭넓게 이루어져 왔다.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는 5번 염색체 1,295,228 위치의 228C>T 돌연변이(C228T)와 1,295,250 위치의 250C>T 돌연변이(C250T)가 잘 알려져 있다. C228T 돌연변이가 C250T 돌연변이보다 더 빈번히 발견되며, 두 돌연변이가 동시에 발견된 사례는 보고되어 있지 않다. 갑상선암에서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암의 진행이 빠르고, 재발률과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TERT 유전자 돌연변이 양성인 환자군이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고, 암의 크기가 크며, 원격전이가 잘 일어나고, 진행된 병기를 보인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는 양성 갑상선 종양에서는 발견되지 않으며, 유두암의 약 11.3%, 여포암의 약 17.1%, 저분화암의 약 43.2%, 역형성암의 약 40.1%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는 BRAF V600E 돌연변이와 동시에 존재할 때 더욱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갑상선 유두암의 약 13%에서 BRAF V600E 돌연변이와 TERT 프로모터 돌연변이가 동시에 발견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암의 진행속도가 더욱 빨라지며 단일 돌연변이만 존재하는 경우에 비해 재발률 및 사망률이 유의하게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2018년 12월 4일부터 갑상선암 환자의 예후 예측검사로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 검사를 시행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 검사는 갑상선암 환자와 신경교종 및 수막종(2등급, 3등급 및 재발 환자) 환자의 예후 예측 검사로 시행할 수 있다. 갑상선암은 건강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비교적 예후가 좋은 암으로 알려져 있지만, 불량한 예후와 연관된 유전자 돌연변이가 존재하는 경우 원격전이, 재발률 및 사망률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상기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 환자에서 BRAF V600E 돌연변이 검사와 함께 TERT 유전자 프로모터 돌연변이 검사를 시행하면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고 치료방향을 결정하는데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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