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프리온 질환 최신동향’ 국제심포지엄도 개최

한림대의료원(원장 배상훈)은 21일 한림대성심병원 내에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 부검센터를 국내 최초로 개설한다. 또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프리온 질환의 최신 연구 동향을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크로이츠펠트-야콥병 부검센터는 한림대성심병원 내에 부검실, 공조실 및 부속실 등 총 30.7평 면적에 최신 부검장비세트를 갖추고, 부검 및 환자진료, 임상검사, 생검, 감염관리, 프리온 질환 특수진단 등 전문의 7명과 임상기사 4명 등 총 11명의 전문인력으로 구성되어 운영된다.

부검센터는 질병관리본부부터 1년차 보조금 3억5천만원을 지원받았으며, 앞으로 7년차까지 연간 1억원씩 예산을 지원 받아 CJD로 의심되는 환자 진단을 위해 전국 표본 감시 의료기관에 생검 바늘을 지원하고, 사망시 이 부검센터에서 부검을 시행하여 CJD를 확진하게 된다.

그 동안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는 2001년 국립보건원으로부터 CJD 진단센터로 지정되어 전국에서 발생되는 CJD의 진단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나, 최종적으로 환자가 사망 후 부검할 수 있는 부검실이 없어 확진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어 왔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2005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지원으로 이번에 한림대성심병원에 생물안전등급 III 부검센터를 성공적으로 완공하여 국내에서 발생되는 프리온 질환에 대한 완벽한 확진을 내릴 수 있는 시설을 갖추게 됐다. 생물안전등급 Ⅲ를 인정받은 부검센터로서는 국내 최초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시설을 갖추었다.

생물안전등급은 전염성의 위험도가 높을수록 관리시설에 대한 등급이 올라가게 되며, Ⅲ등급은 실험실 내 공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게 만든 실험실로써 프리온 질환, 결핵, 뇌염바이러스 등을 다룰 수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맹독성 바이러스를 다루는 Ⅳ등급 실험실을 제외하곤 가장 안전등급이 높다. Ⅰ등급 실험실은 대장균, Ⅱ등급 실험실은 홍역, 간염, 살모넬라균 바이러스 등을 다룰 수 있다.

한림대의료원 21일 CJD 부검센터 개소식과 함께 국내외 권위 있는 학자들을 초청하여 프리온 질환의 최신 동향에 대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번 국제심포지엄에는 현재 미국에서 CJD 감시기관 총책임자이며,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의과대학 교수인 갬베티(Gambetti) 박사가 초빙되어 사람의 프리온 질환에 대해서 강연하며, 동물의 경우 뉴욕 주립 발달장애연구소의 프리온 질병연구센터 소장인 카프(Carp) 박사가 동물 프리온 질환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는 CJD 발생 현황에 대해서는 국립보건원 조해월 원장이 발표할 계획이다.

CJD 부검센터 최경찬 센터장(춘천성심병원 병리과) 은 “이번 CJD 부검센터의 개소식과 국제적인 학술행사를 통하여 프리온 질환의 감시 및 관리에 대해 미국, 영국, 그리고 일본 등과 향후 지속적으로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상호 과학자간 교류, 관련 자료 공유 및 감시체계의 표준화를 이루는 중요한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림대 일송생명과학연구소 김용선 소장(한림의대 학장)은 “최근 교통수단의 발달로 조류독감, SARS, 광우병 등 동물에서 발생된 각종 전염병들이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질병을 통한 사람의 감염이 새로운 인간전염병을 유발하게 되면서 신종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철저한 관리 및 대비체계가 요구되는 현 시점에서 볼 때 한림대성심병원의 CJD 생물안전등급 III 부검센터의 개소는 이들 질병의 정확한 진단 및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데 앞으로 크게 기여하리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 최근 프리온 질환의 동향

인간을 포함한 여러 포유동물의 중추신경계에 나타나는 신경변성 질환의 하나로 전파성 해면양 뇌병증(transmissible spongiform encephalopathy, TSE) 또는 프리온(prion) 질환인 광우병이 최근 미국에서 또다시 발견됨으로써 미국으로부터 쇠고기 수입 및 FTA 협정을 앞둔 우리 국민들에게는 아주 민감한 사안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프리온 질환은 다른 바이러스성 질환과는 뚜렷하게 구분되는 다음의 특징이 있다. 첫째, 수개월에서 수 십 년에 이르는 매우 긴 잠복기를 가지고 있고, 둘째, 중추신경계를 선택적으로 침범한 후 공포화 변성을 일으키게 되며 결국 100% 사망한다. 셋째, 감염성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염증 반응이나 특이한 질병특이면역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넷째는 병원체라 여겨지는 변형 프리온 단백의 강한 저항성이다. 예를 들어 프리온 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일반적인 병원체의 사멸 및 소독방법에 의해 감염력이 소실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람에서 발생되는 대표적인 프리온 질병의 하나인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전 세계적으로 인구 백만 명 당 0.5~1명이 발생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한국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발생률의 증가라기보다는 광우병 발생 이후 질병에 대한 관심의 고조에 따른 진단율 및 진단 기술의 개발에 의해 얻어진 결과로 보인다.

CJD는 산발성, 가족성 및 의인성과 최근에 보고 되는 변종(variant, vCJD)으로 나뉜다. 변종 CJD는 광우병에 걸린 소고기의 섭취를 통해 인간에서 발생하게 되었다. 국내에는 현재까지 사람의 경우 산발성 및 가족성 CJD의 발생이 보고 되고 있으며, 동물의 경우는 사슴에서 발생되는 프리온 질병의 하나인 만성 소모성 질환(Chronic Wasting Disease : CWD)이 보고 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된 CWD의 경우도 캐나다에서 수입된 사슴에서 발견되었다. 사슴에서 발생되는 CWD가 사람에게 직접 전염된다는 사실은 아직까지 보고 되고 있지 않으나, 녹용을 섭취하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국내 발생에 대해 많은 주의를 요하는 질병의 하나이다. 국내에는 광우병과 광우병으로 인한 변종 CJD로 의심되는 경우들이 간혹 발견은 되었으나 아직까지 확진된 경우는 없었다. 확진이 이루어질 수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본 질병의 특성상 확진을 위해서는 부검이 이루어져야 하나 프리온 질병을 부검할 수 있는 생물안전등급Ⅲ의 부검실이 전무하다는 현실 때문이었다.

영국에서 변종 CJD가 처음으로 보고 된 1996년과 2000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국립보건원(현 질병관리본부)에서 전국의 모든 신경과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표본감시를 시행한 결과 1980년 1명, 1990년부터 2000년 사이에 46명 등 총 47명의 환자가 보고 되었다. 2001년부터 CJD에 대하여 신경과 전문의가 있는 병원을 중심으로 표본감시를 운영한 이후 2001년 5명, 2002년 9명, 2003년 19명, 2004년 14명, 2005년 15명으로 총 62명이 신고 되었다.

CJD 진단을 위해서는 임상소견과 각종 검사실 소견(뇌척수액, 혈액, 및 뇌와 편도조직)이 중요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확진을 위해서는 환자가 사망한 후 부검을 통해서만 최종적인 진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 CJD는 전염성 질병이며 매우 저항성이 높은 병원체인 변형 프리온 단백에 의해 발생되기 때문에 생물안전등급Ⅲ 이상의 시설을 갖춘 실험실이나 부검실에서 모든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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