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폐동맥고혈압’ 을 조기에 진단이 가능한 방법이 개발됐다. 이승표, 팽진철, 박준빈 교수.

진단이 까다롭고 치료가 어려워 난치질환으로 분류하는 ‘폐동맥고혈압’을 조기에 진단이 가능해졌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표·박준빈 교수, 핵의학과 팽진철 교수는 폐동맥고혈압 염증반응을 평가할 수 있는 분자영상 분석기법을 개발했다. 폐동맥고혈압 조기진단과 치료반응확인에 활용될 수 있는 분석기법 연구는 미국흉부학회 공식잡지 ‘미국 호흡기·중환자 의학 저널(If 16.494)’ 최근호에 게재됐다.

폐동맥고혈압은 특별한 이유 없이 폐세동맥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폐동맥 압력이 상승해 우심실 기능이 저하된다. 혈액이 심장에서 폐로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아 호흡곤란, 심부전,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의학기술의 꾸준한 발전에도 폐동맥고혈압의 5년 생존율은 절반정도에 불과하다. 예후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적절한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폐혈관에 나타나는 염증반응에 주목, 염증반응을 영상으로 시각‧수치화한다면 폐동맥고혈압의 발병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이번에 증명했다.

염증반응은 대식세포의 침윤정도로 판단했고, 68Ga-NOTA-MSA라는 합성물질을 표지자로 사용해 체내에 주입했다. 이후 PET를 촬영하면 대식세포의 침윤이 심할수록 이 표지자의 발현이 증가했다. 즉, 표지자를 활용해 폐동맥고혈압에 동반하는 염증반응(대식세포침윤)을 색으로 표시한 것이다. 실제 임상시험 결과, 폐동맥고혈압 환자는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색 발현이 확연히 높았다.

이번 연구는 폐동맥고혈압 조기발견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폐동맥고혈압의 주요 증상은 숨 가쁨, 어지러움 등이다. 일상에서 비교적 흔한 현상이라 그냥 넘어가거나 다른 질환이라 여기기 쉽다. 이런 이유로 환자가 확진받기까지 시간이 지체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 조사에 따르면 폐동맥고혈압을 정확히 진단받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1.5년이었다. 또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고비용에다가 몸속에 와이어를 집어넣는 심도자 검사가 필요했다. 반면 새로 개발한 영상기법은 비침습적 방식이다. 기존의 심도자검사에 비해 간단해, 진단 시기를 앞당기고 치료경과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의 이승표 교수는 “폐동맥고혈압은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해 질병의 초기단계에 진단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이뤄져왔다”며 “이번 연구는 폐동맥고혈압의 영상평가 가능성을 제시해 조기진단과 예후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준빈 교수는 “현행 폐동맥고혈압 치료반응평가는 복잡할 뿐 아니라 불확실한 경우가 있다”며 “분자영상기법을 활용한 치료반응평가가 새로운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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