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연운동협의회(회장 서홍관)가 “장점마을 집단 암 발생 사태에 대해 KT&G가 책임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북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은 지난 14일, 비료공장이 생기고 첫 암환자가 발생한 지 13년 만에, 주민 청원으로 환경부의 주민건강영향조사가 시작된 지 2년 만에 비료공장 배출 유해물질과 주민들의 암 발생간 역학적 관련성을 인정했다.

그동안 장점마을 주민 99명 중 17명이 암으로 사망했고, 16명이 암 투병중이며 또 다른 암 진단 대기자가 6명에 이른다. 2017년 12월31일 현재, 표준화 암 발생비로도 갑상선암을 제외한 모든 암, 간암, 기타 피부암, 담낭 및 담도암, 위암, 유방암, 폐암에서 2-25배의 범위로 매우 높은 수치로 밝혀졌고, 건강영향조사 청원을 하지 않은 주변 마을까지 더하면 암 공포에 살고 있는 주민은 수십 명에 이른다.

협의회에 따르면 장점마을 주민들의 환경 참사는 바로 담배회사 KT&G의 연초박에서 시작됐다. KT&G는 담배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인 연초박(煙草粕, 담뱃잎 찌꺼기)을 비료원료로 팔았다. 장점마을에 위치한 금강농산(2017년 폐쇄)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2242톤의 연초박을 KT&G로부터 매입해 유기질 비료원료를 만들어왔다. 부산물 비료공장이 들어선 지 16년 만에 주민 집단 암 발생 사건이 알려졌고, 비료공장에 근무했던 근로자 중에서도 암 환자가 5명 발생했다.

환경부의 역학조사 결과, 공장 가동이 중단된 지 약 1년이 넘은 시점에도 사업장 내부와 장점마을의 침적먼지에서 발암 및 피부질환 원인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PAHs) 및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이 검출됐다. 담배 특이니트로사민(TSNAs)은 니코틴에서 분화된 발암물질로, 이 중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군 발암물질인 NNN (N′-nitrosonornicotine)과 NNK (4 - (methylnitrosoamino) - 1 - (3-pyridyl) - 1 -butanone)가 검출 확인됐다. 한마디로 주민들 전체가 발암물질 덩어리인 담배가루를 마시고 살아왔던 것이다.

KT&G는 발암물질 덩어리인 담배를 국민에게 파는 것도 모자라, 담배의 찌꺼기조차 비료 재료로 사용하도록 팔아 지역주민들의 암 발생을 야기했다. 더구나 KT&G는 재활용업체인 금강농산에 판매하면서 가열처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발암물질 담배특이니트로사민의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 KT&G는 사업장폐기물인 연초박 배출업자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는 장점마을 주민들에게 암을 발생시킨 KT&G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고 아래와 같이 5개항을 촉구했다.

-KT&G는 금강농산은 물론이고 다른 업체까지 포함해서 그동안 팔아 온 연초박의 양과 판매처를 모두 공개하라

-KT&G는 주민들의 집단 암 발병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피해 대책을 마련하라.

-환경부는 장점마을 외에 다른 발암물질 오염지역을 확인하라.

-환경부는 특별조사단을 꾸려 지난 수십 년간 연초박 판매 경로를 파악하여 조치를 취하라.

-환경부는 발암물질인 연초박을 비료(퇴비) 원료 등으로 재활용하지 못하도록 법 개정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