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연, 김승태, 이혁, 김경미, 강원기 교수

암 맞춤 치료가 현실화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혈액종양내과 이지연·김승태·강원기 교수, 병리과 김경미 교수, 소화기내과 이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전이성 위암 환자의 유전체 기반 개인 맞춤 치료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암학회 학술지인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IF 26.4) 최근호를 통해 발표됐으며, 지난 9월 네이처(Nature) 온라인 뉴스에서 선정한 혁신적 연구성과로 소개됐다.

이번 연구는 2014년 3월부터 2018년 7월까지 1차 항암화학요법을 마친 전이성 위암 환자 77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전체 정보뿐 아니라 단백질체 등 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고려할 수 있도록 다중오믹스 방식으로 환자를 분석했고, 이를 바탕으로 환자 치료에 필요한 약물을 정확하게 짚어 내기 위해 엄브렐러 임상시험(Umbrella trial)으로 약물을 골랐다. 이 방법은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과 있을지 수많은 후보 약물을 한 번에 시뮬레이션하는 것을 말한다.

연구팀은 먼저 8가지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에 부합하는 환자들을 추렸다. RAS, TP53, PIK3CA 등 현재까지 보고된 암 관련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 등에 따라 선별된 105명에게는 해당 바이오마커에 맞는 약물을 투여했다.

나머지 환자 중 2차 치료가 필요하거나 가능한 317명에게는 기존 치료법 대로 약물을 투여한 뒤 경과를 지켜봤다.

그 결과 두 그룹 간 생존율은 환자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나 성별, 전이 된 장기 개수 등을 모두 반영하고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기존 치료법대로 2차 치료까지 마친 환자 그룹의 중앙 생존값은 6.9개월로 집계됐다. 바이오마커에 따라 치료 받은 그룹은 9.8개월로 약 3개월 더 길었다.

병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은 무진행생존기간 또한 바이오마커 치료 그룹이 더 길었다. 바이오마커 치료 그룹의 무진행 생존기간은 5.7개월, 기존 치료법 그룹은 3.8개월이었다.

연구를 총괄한 이지연 교수는 “유전체, 면역 염색, RNA 시퀀싱 등 원스톱으로 여러 암 표지자를 한 번에 분석해 얻은 값을 토대로 맞춤 치료 효과를 세계 최초로 입증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면서 “국내 의료진의 힘으로 국내 병원에서 이뤄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고 설명했다.

유전체 분석을 총괄한 김경미 교수는 “위암은 매우 복잡한 암으로 다양한 분석 기법이 동원되어야 환자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다”며 “앞으로 더욱 정확하고 정밀한 환자 개인별 암 분석 연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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