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범, 길호영 교수

피부에 붙이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패치’는 파스처럼 통증부위에 붙이는 것이 아니라 가슴이나 심장 가까운 곳에 붙인다.

그러나 이 원칙을 중증도 이상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는 관절염 환자에서는 반드시 지킬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부착위치를 ‘가슴’이 아닌 ‘무릎’으로 변경해 효과를 살펴본 결과, 통증 감소 효과는 조금 더 높으면서 부작용은 크게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최종범·길호영 교수팀은 지난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동안 아주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신경통증클리닉에 내원한 환자 213명을 대상으로, 오피오이드 패치중 하나인 부프레노르핀 경피적 패치를 가슴에 붙인 125명 그룹과 새로운 부착방법으로 무릎 관절에 직접 붙인 88명 그룹을 비교해 확인했다.

그 결과 새로운 부착방법으로 시도한 무릎 관절에 패치를 붙인 그룹에서 통증 감소 효과가 조금 더 우수하고, 무엇보다 부작용이 크게 감소했다.

가슴에 패치를 붙인 그룹은 64%에서 구역, 구토, 어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 반면, 무릎에 붙인 그룹은 19.32%에서만 부작용이 나타나 큰 차이를 보였다.

또 패치의 부착위치를 변경했지만, 패치를 붙인 후의 통증점수가 가슴에 붙인 그룹이 평균 4.79점, 무릎에 붙인 그룹이 평균 4.51점으로, 무릎에 붙였을 때 통증 감소 효과가 근소하지만 더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약물순응도에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패치를 가슴에 붙인 그룹은 37.6% 만이 지속적으로 사용한 반면, 무릎에 붙인 그룹은 82.95%가 지속적으로 패치를 사용했다. 부작용이 감소하면서 패치를 더 지속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패치를 가슴에 붙일 경우 오피오이드 진통제가 가까이 위치한 뇌의 화학수용체 방아쇠 영역(chemoreceptor trigger zone)을 자극해 구역, 구토 등을 일으키기 쉽다. 반면 무릎에 직접 붙일 경우 무릎 관절강내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결합해 부작용 없이 통증을 완화시킨다.

길호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갖고 있는 무릎 관절염 환자에서 오피오이드 패치제를 기존에 가슴에 붙이는 방법이 아닌 무릎에 직접 붙이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한 것으로, 효과면에서나 부작용면에서 환자의 치료에 더 큰 도움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최종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처음으로 오피오이드 패치제를 국소 부위(무릎)에 적용한 연구로, 향후 관절, 신경 등 다른 국소 부위에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피오이드에 민감한 아시아인들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Journal of Clinical Medicine(JCM, 임상의학저널(Impact Factor 5.688) 7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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