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상선 교수

장내(腸內) 존재하는 유용한 공생 미생물을 이용해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을 물리칠 수 있음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이에 따라 향후 감염대응전략수립에 이번 연구결과가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세의대 미생물학교실 윤상선 교수팀은 6일 “생쥐에서 콜레라균에 저항하는 장내 미생물 균주를 찾아낸 후, 균주가 감염 저항성을 갖게 된 기전을 규명해 학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연구논문은 국제전문학술지인 ‘Microbiom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사람과 달리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잘 감염되지 않는 정상 생쥐라도 클린다마이신 이라는 항생제를 처리하면 콜레라균에 취약해짐을 주목해 연구를 설계했다.

먼저 생쥐들을 무작위 분류해 클린다마이신 처리를 시행한 실험군과 처리를 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분류한 후 실험에 돌입했다.

연구결과, 클린다마이신 처리가 된 대조군 생쥐들은 정상적인 생쥐가 지닌 미생물 균총이 완전히 변화됨으로써 콜레라균에 감염되는 정도가 높았다. 대조군은 콜레라균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클린다마이신에 의해 생쥐 내장에서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에 속하는 미생물 종들이 사라짐을 알게 되었고, 이를 통해 미생물 균총의 변화와 콜레라균 감염 사이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어 미생물 균총 변화와 콜레라균 감염 사이 상관관계 검증을 위한 연구에도 몰두했다. 연구팀은 클린다마이신 처리를 통해 생쥐 장내미생물균총에 변화가 두드러진 개체들로부터 균을 분리동정해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라는 균을 집중 살폈다.

장내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무균 생쥐에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을 이식하고 콜레라균에 노출 시켰다. 그 결과, 무균 생쥐보다 훨씬 더 높은 감염 저항성을 보였다.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이 구체적으로 어떤 감염억제 기전을 가졌는지를 밝히기 위해 생쥐 장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한 대사산물(metabolite)도 분석했다.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생쥐 장에는 짧은 길이의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이 많았으나 클린다마이신 때문에 사라지면 콜레라균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영양소(아미노 당, N-acetyl amino sugars)들이 높은 농도로 존재함을 발견했다.

윤상선 교수는 “장내미생물균총 분포가 병원성 세균 감염 저항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는데 이번 연구로 감염억제 능력을 보이는 공생미생물(Bacteroides vulgatus)을 특정해 감염 저항성이 존재함을 밝인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공생 미생물을 활용해 항생제에 의존적이지 않은 감염 치료 전략 수립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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