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가 의료전문가 단체의 합리적인 의견을 배제시키고 일방적으로 보건의료정책을 계속 밀어붙인다면 보건의료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또 멀지 않은 장래에 건강보험 재정 파탄과 의료재앙을 피할 수 없을 것 이라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또 ‘한국의료 정상화’는 전국 13만 회원들의 대동단결 여부가 성패를 좌우할 것 이라며, 의료계 대정부 투쟁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성원을 당부했다.

본지는 창간 31주년을 맞아 취임 2년 동안 동분서주하며 일선에서 회원권익 보호와 의료현안 해결을 위해 광폭 행보를 해온 최대집 회장과 특별대담을 가졌다.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기조를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적용대상을 짧은 기간에 확장하다 보니 ‘저부담-저보장-저수가’, 소위 ‘3저’체계가 고질환되었습니다.

의료계는 이미 문제점을 예견하고 ‘적정부담-적정급여’라는 큰 틀에서 건강보험료 인상, 국고지원 확대 등 명확한 재원확보 방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낸 후 점진적으로 시행할 것을 요구해 왔고, 비급여의 급여전환 등으로 인한 의료이용 및 의료공급체계 변화에 따라 의료기관의 손실이 불가피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주장해 왔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의료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배제하고 일방적, 급진적으로 ‘문 케어’를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건강보험 재정파탄 우려가 제기되는 등 곳곳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우리 사회 전반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수가 정상화(진료비 정상화), 불합리한 의료전달체계 및 급여기준의 합리적 개선, 의료감정원 및 의사면허 관리기구의 설립, 준법진료 정착 등 의료개혁을 통해 의사들이 안정적인 진료환경 속에서 의학적 원칙에 따라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의료전문가 단체의 의견을 들어 고칠 것은 고쳐나가야 합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문재인 케어’ 시행 2년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보장성강화 항목이 주로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에서 이루어지다 보니 의료기관 종별 가격장벽 붕괴로 인한 대형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 심화, 손실분 분배의 대형병원 집중,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 인력의 대도시와 대형병원 편중 등으로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이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더 이상 의사들이 진료실 안에서 온갖 불합리와 부당함을 감내하며 국가가 강요하는 규격진료, 심평의학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인식이 의료계 안에 팽배해 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내부 의사사회의 대동단결로 전열을 정비하고, 의료계를 둘러싼 잘못된 정책과 제도들을 저지하기 위해 합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수가협상이 또 결렬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보의 비대칭 상황에서 수가협상은 의료비 통제에 급급한 정부가 일방적 통과를 목적으로  만든 교묘한 구조로 인해 불합리한 협상이 매년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공단과의 수가 협상 결렬시 중재기구를 통해 중재를 시도하고, 중재에 실패할 경우 정부가 공식 발표하는 임금상승률 및 물가상승률 등 거시 경제지표와 연동한 수가 인상 방안을 통해 적정 수가를 도출할 수 있도록 법으로 명시할 것을 요구합니다.

▲문대통령은 ‘수가 정상화’를 국민과 의료계에 약속해 놓고 지난 2년 동안 실천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실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죽느냐, 사느냐의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의료기관과 의사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의협은 국민건강을 위한 최선의 진료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수가 정상화, 더 나아가 대한민국 의료의 정상화를 위해 13만 회원들의 총의를 모아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력 동원하여 강력하게 투쟁해 나갈 것 이라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합니다.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의쟁투)의 목표와 향후 활동계획은?

의협 집행부는 한국의료 정상화를 이루고자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醫-政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지난 2월 1일 정부는 끝내 의협의 제안을 거부하여 전면적 투쟁으로의 국면전환을 선언하고 의쟁투를 출범하여 대정부 투쟁을 전개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투쟁은 우리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선택으로 우리가 외길로 내몰린 것으로 말도 안되는 초저수가, 살인적인 근무시간, 불합리한 의료규제, 국민이면 누구나 누려야 하는 기본적인 자유조차 박탈되는 옥죄임 속에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졌습니다.

만약 정부가 의협의 합리적인 주장을 외면하고 일방적인 관치의료를 계속 유지한다면  회장선거 후보자 시절에도 말씀드린바 있지만 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의료를 멈출 수 있다는 각오로 싸워나갈 것입니다.

▲21대 총선기획단은 향후 어떤 활동을 하는 조직입니까?

총선기획단은 의협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에 뜻을 같이하는 정당과 바른 의료정책에 관심과 열의가 있는 국회의원 후보자를 발굴하여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지원하는 조직입니다.
총선기획단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보건의료공약을 검증해 올바르고 진정성 있는 정책을 지지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13만 의사회원 뿐만 아니라 2만 의대 및 의전원생, 60만 의료인 가족, 100만 보건의료종사자의 총선 참여를 위해 선제적으로 활동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현재 제20대 국회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신상진, 박인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 등 의사출신 국회의원이 세 분으로, 전체 의원 수의 1%에 불과합니다. 21대 국회에는 더 많은 의사 및 의료인이 입성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제40대 집행부는 건강보험제도의 정상화, 더 명확하게는 수가의 정상화를 비롯해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과도한 의사의 진료량과 진료시간 개선,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지원, 일차의료 활성화, 안전한 진료환경 조성 등 한국의료 정상화를 위한 과제들을 반드시 개선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어려움에 처한 회원이 있다면 그 어디든 마다치 않고 달려가 고충을 해결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그러나 집행부와 의쟁투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계의 대동단결입니다. 지역과 직역을 망라한 모든 영역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의료계의 궁극적 목표인 한국의료 정상화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올바른 의료제도 확립을 위해 집행부가 지난 1년여 동안 잘 다져 놓은 인프라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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