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근영 교수는 31일 서울의대에서의 마지막 강연을 통해 “원인을 모르면 방법을 찾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
“서울대학교에서 의대졸업후 석사·박사학위 취득, 미국 예일대의대 객원연구원, 국립암센터와 국군수도병원 원장,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 의과학분과위원, 일본유방암학회지 편집위원, 아시아코호트콘소시움(ACC) 공동의장, 국제암퇴치연맹(UICC) 회원 및 한국대표, 아태암예방기구(APOCP) 사무총장 및 회장, 질병관리본부 자료자원활용심의위원회 위원장, 질병관리본부 NIH 코호트 포럼 공동대표, 국가중앙인체자원은행 분양심의위원회 위원장, 대한예방의학회 회장 등 역임, 현재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가 8월말 정년을 맞는다. 유 교수는 그동안 국내 100편, 국외 244(SCI)의 논문을 썼으며, 13권의 책을 저술했다. 4권의 북챕터에도 참여했다.
정년을 앞두고 유 교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전공을 선택할 당시(지금도 임상과 인기가 뚜렷이 높다) 기초의학을 선택했고, 예방의학으로 뚜렷한 업적을 남기고 미래로 더 나가고 있기 때문.
그는 암 예방 한길을 걸으면서 역학 예방의학의 학문적 승격을 이뤘고, 국가암관리사업에 도 참여해 암 발생율 감소라는 결과를 얻는데 중심에 있었다.
무엇보다 의학연구방법론, 의학통계의 개척자로 암 역학연구를 세계수준으로 나가는데 맨 앞에 섰다. 다기관 환자대조군 연구, 최초의 코호트연구, 아시아코호트컨소시엄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업적으로 그는 정부로부터 홍조근정훈장을 받았다.
그리고 예방의학자로서 국립암센터 원장과 국군수도병원장이라는 독특한 경력도 갖고 있다. 일부에서 기초의학자가 국립암센터의 원장을 할 수 있겠느냐는 비판도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조직운영을 탄탄히 하고 2011년 국가적으로도 암발생률 감소라는 결과를 얻는 디딤돌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런 그가 31일 서울의대에서 마지막 강연에 나섰다.
강연에서 유 교수는 본과 2학년때 자궁암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보고, 정형외과 의사 꿈을 접고 예방의학을 하게 된 배경이 됐다는 점, 임상의사 몇분이 예방의학은 건달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말에 분개해 학문적 우월성 입증이야말로 존재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에 집중해 교수 1인당 논문수 1위, 예방의학의 국제화를 이끌었던 점 들을 회고했다.
특히 의학자의 길을 가르쳐준 윤덕로, 역학의 매력을 보여준 조승렬, 유방암 연구의 길을 열어준 최국진, 암 예방의 눈을 뜨게 해준 일본 愛知암센터 도미나가 선생 등, 돌이켜보면 좋은 스승을 많이 둔 행운아였다고 지긋이 눈을 감았다.
그 순간 그의 뇌리엔 △연탄가스 중독 연구 참여 △기전을 잘 모르지만 금연으로 폐암을 예방할 수 있고 B형 간염이 간암의 원인임을 밝혀가는 과정 △한 가지 일에 몰두하고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스승의 말씀 △미국과 일본에서의 연구원 활동 △세계적 저널에 연이은 논문 발표 △서울의대 유방암연구회 결성과 활동 △국제적으로 주목받은 우리나라 코호트 연구 △암과의 전쟁 이후 우리나라 암발생률 감소 같은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의 ‘역학은 재미있다’, ‘우리는 암을 이기고 있는가’는 마지막 강연은 그렇게 박수와 함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