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폐기물 수거·소각업체의 갑질이 도를 넘어 요양병원과 환자들의 피해와 불편이 극에 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요양병원은 의료폐기물 수거계약을 맺은 K업체가 2주일이 넘도록 의료폐기물을 수거해 가지 않으면서 최근 전용 창고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날씨까지 덥다보니 기저귀 악취가 병실로 스며들어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K업체는 A요양병원이 왜 2주가 넘도록 의료폐기물을 수거해 가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소각장 소각로 고장으로 앞으로 10일 가량 더 수거할 수 없으니 환경청에 배출자 보관기간 연장신청을 하라”며 전화를 끊었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27일 “지난해에는 1주일에 두 번 의료폐기물을 수거해 갔는데 올해 들어 1주일에 한번으로 줄이더니 요즘에는 2주일에 한 번도 수거하지 않고 있다”면서 “갑질도 이런 갑질이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관계자는 “소각로 고장까지 났으니 앞으로 한 달 이상 쓰레기와의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이라면서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어 환자들의 고통도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했다.

K업체의 횡포는 이것만이 아니다. K업체와 의료폐기물 처리계약을 맺은 요양병원들은 지난해 kg당 400원을 지불했다. 그런데 K업체는 올해 들어 kg당 1000원으로 처리비용을 올리겠다고 일방 통보했고, 요양병원들이 항의하자 계약하기 싫으면 맘대로 하라며 엄포를 놓았다.

의료기관들은 의료폐기물 수거·소각업체들의 담합으로 인해 업체를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의료기관들은 의료폐기물 수거업체들이 갑질을 하더라도 속수무책이다.

A요양병원 측은 “의료폐기물 처리비용이 한 달에 3백만원 선이었는데 수거비용이 폭등하면서 지금은 6백만원 이상 들어가지만 그냥 당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의료폐기물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인해 의료폐기물 처리용량을 늘릴 수 없어 의료기관과 환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감염 우려가 없는 기저귀를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해야 폐기물 총량을 줄일 수 있고, 의료폐기물 처리업체들의 횡포도 막을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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