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가 이개혈종을 진료하고 있는 모습.

귀가 부풀어 올라 영구적인 귀 변형까지 올 수 있는 이개혈종 증상을 비수술적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만으로도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이비인후과 김영호 교수는 3일 이같은 연구결과가 미국 이비인후과학회지 ‘The Laryngoscope’ 최근호에 실렸다고 밝혔다.

‘만두 귀’로도 불리는 이개혈종은 외부의 지속적인 압박과 마찰로 인해 이개(귓바퀴) 내 연골과 연골막 사이에 혈액이 차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말한다. 레슬링·격투기 등 격한 스포츠 선수들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증상으로, 장기간 지속될 경우 혈종의 섬유화가 진행돼 영구적인 귀 변형을 일으킬 수도 있다.

김 교수팀은 2014년 1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56명을 3주간 스테로이드 주사치료를 실시한 후, 그에 따른 개선 정도를 최대 36개월 동안 관찰해 비수술적인 주사치료로도 이개혈종의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지 확인했다.

치료는 항염증 스테로이드제 중 하나인 트리암시놀론 아세토나이드(triamcinolone acetonide) 주사를 최대 3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3회 투여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은 그룹은 수술적 치료를 했다. 그 후 관찰기간 동안 이개혈종의 유병기간에 따라 단기(2주 미만)와 장기(2주 이상) 그룹으로 나눈 후 유병 기간에 따라 치료 효과에 차이가 있는지 살폈다.

분석 결과, 첫 주사치료 후 단기 이개혈종 그룹 30명 중 73%에 해당하는 22명의 증상이 완치되었으며, 세 번째 치료 후에는 1명을 제외한 29명이 완치됐다.

장기 그룹의 경우 전체 26명 중 6명만이 첫 번째 주사치료로 완치되었으나, 세 번째 치료 후 53%에 해당하는 14명이 추가로 완치돼 스테로이드 주사치료가 긴 유병기간을 가진 이개혈종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 것이 밝혀졌다.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수술적 치료를 선택한 7명이었으며, 이중 6명은 이개혈종이 장기간 진행된 환자였다. 혈종의 평균 부피는 1.34mL로 비수술적 치료 그룹의 부피인 0.89mL에 비해 크게 부풀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에 따른 연골 조직 손상도 진행된 것이 확인됐다.

김영호 교수는 “이개혈종은 장기간 방치할 경우 연골 조직 붕괴로 인한 심각한 귀 변형까지 불러올 수 있는 만큼, 평소 귀에 외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하고 증상이 의심될 경우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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