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아대학교가 요양병원을 개원한 것과 관련, 요양병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손덕현)는 동아대가 요양병원을 개원한 것은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골목식당을 침범하는 식의 의료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지적,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요양병원협회는 2일 동아대 부속 대신요양병원 개원을 백지화하라고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330병상을 갖춘 동아대 대신요양병원의 개원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의료생태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상급종합병원인 동아대병원을 두고 있는 동아학숙이 요양병원 시장에 진입하는 행태는 대학병원이 중증질환자 진료에 집중하지 않고 거대자본을 앞세워 아급성기환자와 만성기환자까지 독식하겠다는 것으로 3차 병원이 환자를 주고받는 행위를 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요양병원들은 이같은 행위는 명백한 의료전달체계 파괴행위로 환자들의 진료비 부담만 더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동아학숙이 요양병원을 설립하는 것은 상급종합병원 설립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상급종합병원은 희귀성 질병,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 치사율이 높은 질병 등 난이도가 높은 중증 전문 환자들을 치료하고 관련 연구를 하기 위해 설립했고 정부는 이런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요양기관 종별가산율 30%’를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양병원협회는 “동아학숙의 요양병원 개원은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골목식당을 빼앗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태”라고 비판하고 “동아학숙의 요양병원 개원은 시작에 불과하며 상당수 대학병원이 요양병원 개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협회는 보건복지부에 대한 강한 불만도 드러냈다. 정부가 시장감시자의 역할을 상실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양병원협회는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의료전달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의료시장 질서를 감시 감독해야 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심각성과 부작용을 인식하지 못한 채 불구경만 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협회는 대학들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요양병원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현재 대학 부속 요양병원은 장기입원이 불가피해 의료수익성이 낮은 의료최고도, 의료고도, 의료중도 만성기환자들을 입원 치료하겠다는 게 아니라 급성기치료가 끝난 아급성기 환자들만 골라 단기 입원시킨 뒤 요양병원으로 전원 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사회 요양병원들은 경쟁력이 급속이 떨어져 노인의료 질 개선을 위한 투자 여력을 상실해 의료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커지고 이는 고령사회 노인의료 최일선을 담당하는 만성기의료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의사인력, 간호인력 등이 대학 요양병원에 집중하면 중소병원, 요양병원들의 의료인력난을 심화시켜 인건비 상승, 의료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협회는 “동아학숙은 당장 요양병원 개원을 백지화하고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라”면서 “정부는 대학들의 요양병원 진입, 의료전달체계 파괴행위에 대해 시장감시자로서 엄중히 대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협회는 “정부 당국이 대학의 요양병원 시장 진입을 묵인한다면 의료시장 정상화를 위해 1500개 요양병원, 국민과 연대해 싸워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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