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효과 때문일까. 최근 유전성 유방암 유전자(BRCA) 검사와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유방암과 난소암의 가족력을 지닌 안젤리나 졸리는 BRCA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하고 2013년에 예방적 유방 절제술, 2015년에 예방적 난소 절제술을 받았다.

 

이같은 졸리의 파격적인 결정은 유전성 유방암을 세계적 이슈로 만들었고 유전자 검사 및 예방적 절제술에 비교적 소극적이었던 우리나라에서도 인식 변화가 일어났다.

김성원 대림성모병원장(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 총괄책임연구자)은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회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BRCA 검사 건수가 2010년 578건에서 2017년 5880건으로 약 10배 이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러 기관의 유방암 예방 활동이 국민들의 행동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된다.

검사가 늘어나면서 예방적 유방·난소 절제술 건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회가 한국유방암학회 산하 25개 병원을 대상으로 예방적 유방·난소절제술 건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방암에 걸린 BRCA 보인자의 예방적 반대편 유방 절제술 건수가 2013년 5건에서 2017년 29건으로 5.8배 증가, 예방적 난소 절제술 건수가 2013년 22건에서 2017년 79건으로 3.6배 증가했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BRCA 보인자의 경우에는 예방적 양측 유방 절제술은 2013년 0건에서 2017년 1건,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2013년 2건에서 2017년 16건으로 증가했다.

2018년 8월까지 예방적 수술의 각 기관별 누적 시행 건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BRCA 보인자들의 ‘예방적 수술 시행률’을 보면 암에 걸리지 않은 514명의 BRCA 보인자 중 1.2%의 여성이 양측 유방을, 11.9%의 여성이 난소를 예방적으로 절제했다. 한 쪽 유방암에 걸린 1238명의 BRCA 보인자 중 9.9%의 여성이 반대편 유방을, 34.4%의 여성이 난소를 예방적으로 절제했다.

김성원 원장은 “BRCA 보인자라 하더라도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가슴을 절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선택은 아니나 최근 젊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 수술을 선택하는 사례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며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유방암 위험을 90% 이상 낮추고, 예방적 난소 절제술은 난소암의 위험을 97% 이상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은 2012년 3곳에서 2018년 11곳으로, 예방적 난소 절제술을 시행한 병원은 같은 기간 7곳에서 17곳으로 증가했다.

유방암에 걸리지 않은 BRCA 보인자를 대상으로 예방적 수술을 시행한 병원 역시 늘어났는데 예방적 유방 절제술은 2012년 1곳에서 2018년 2곳, 예방적 난소 절제술의 경우에는 2012년 1곳에서 2018년 8곳로 늘었다.

김성원 원장은 “유방암이 없는 여성에게서 BRCA 유전자가 발견될 확률은 매우 낮기 때문에 유전자 검사는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을 대상으로만 이뤄져야 한다”며,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유전 상담 자격증이 있는 전문 의료진의 상담을 받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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