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근영 국군수도병원원장은 20일 국립암센터에서 ‘국립암센터와 함께 한 암예방 20년’ 기념 특강을 했다

O...질병은 지역사회에서 생긴다. 원인을 알려거든 지역사회로 들어가지 않으면 안된다. 예방을 하려거든 지역사회로 들어가라. (조승렬)

O...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한우물을 파라. 예방의학은 건달들이 하는 학문이 아니다. 부와 권력은 쫓아다닌다고 해서 따라오는 것이 아니다. 학문도 똑같은 이치다.(윤덕로)

O...논문을 쓴다는 것은 전쟁이다. 좋은 논문을 써라. 네 자신이 그만큼 질병의 원인에 다가 갔음이다. 질병을 예방하라. 연구는 그만하고 예방의학 후학을 길러라.(일본, 도미나가 교수)

제2대 국립암센터 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국군수도병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 그가 지금도, 앞으로도 잊지못할 스승분들의 가르침이자, 후학들에게 늘 강조하는 지침들이다.

그런 그가 다가오는 정년을 앞두고 20일 국립암센터에서 ‘국립암센터와 함께 한 암예방 20년’ 기념 특강을 했다. 특강은 예방의학전문의로, 학자로, 교수로 살아온 삶과 국립암센터 원장으로서의 추억들을 회고하는 내용.

유 원장이 연구와 관련, 흐뭇해 하는것 중 하나로 소개한 것은 20대의 후학이 SCI 저널에 논문을 등재한 것.

유원장은 1992년 38세에 SCI 저널인 Am J Epidemol에 게재한 논문은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이 연구는 동양인에서 모유수유와 유방암 역학을 설명한 것으로 우리나라 연구자로는 이 저널에 처음 게재됐다. 이 연구는 하바드 보건대학원 교재에도 인용됐으며, 의학한림원 예방의학분야 최다빈도 인용을 보였다.

자신의 SCI 등재 기록은 그러나 후학 곽진에게 깨졌다. 10년이나 빠른 28세때에 ‘CagA를 생산하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와 위암의 위험 증가’가 Gwack et al. Brit J Cancer 2006;95:639-641)에 실렸다.기쁨의 밀려남은 지금 생각해도 행복하다. 

이후 유 원장은 Jun et al. Gastroenterol 2017;152:1319-28(IF=18.392)을 비롯 교실원들과 함께 수백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국립암센터에서의 유근영 원장은, 박재갑 초대원장이 다져놓은 도약의 틀을 딛고 국가 암통계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끌어낸 핵심 역할을 했다. 병리학회의 암환자 등록, 보험청구자료를 이용한 추정·역학, 암 입원 양상의 변화추이 등이 이 시기에 꽃을 활짝 피웠으며, 이러한 환경은 암관리법을 제정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여기에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암통계라는 평가도 받았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국립암센터 각 분야 인재들이 유 원장을 중심으로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합쳐 즐겁게 일했기 때문. 여기에 유 원장이 예일대학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해 서울의대 의학통계상담실 개설하고 의학·보건학 연구를 위한 범주형 자료 분석법을 국내 보급한 경험들이 뒷받침했다.

또한 국민의 요구와 국가 정책에 부응하는 국가 암관리사업의 중앙기관으로서 암의 연구, 진료, 관리, 교육 업무를 수행하는 세계 최고의 암센터라는 미션과 함께 △국민 암 예방의 길잡이·올바른 정보의 샘·암 정복의 희망지기(대국민) △국가 암 연구의 선도자(대 연구진) △최상의 암 진료를 위한 조정자(대 의료진) △국가 암 관리의 의무감(대 정부) 비전도 마들었다.

국립암센터의 체계적인 국가암관리사업에 일본 총재는 감탄했으며, “이젠 우리가 한국을 배워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부러워 할 만큼 위상도 높아졌다.

이러한 내용의 강연이 마무리되자 국립암센터 임직원들은 한동안 박수를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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