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 1년 복용 후 혈액 역류량 변화

심부전에 의한 판막합병증이 수술 대신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팀은 승모판막 폐쇄부전 합병증을 동반한 만성심부전 환자들에게 새로운 심부전 치료제를 1년간 처방해 치료한 결과, 비대해진 심장이 줄어들어 판막이 잘 열리고 닫히면서 혈액역류가 감소하는 등 심장 기능이 현저히 회복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기존 심부전 치료약으로는 개선 효과가 없고 가슴을 열어 판막을 교정하는 수술은 위험도가 높아 모든 환자들에게 적용하기 어려웠지만, 향후 이 신약을 이용하면 심부전 환자들의 치료부담은 줄이면서 효과는 크게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연구는 뾰족한 치료법이 없어 난제로 여겨지던 심부전 환자의 판막합병증에 새로운 치료지침을 제시하며, 심장분야 최고 권위지인 ‘서큘레이션(Circulation, 피인용지수 18.88)’ 최신호에 게재됐다.

강 교수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승모판막 폐쇄부전을 겪는 만성심부전 환자 104명을 임의로 나누어, 53명의 환자에게는 표준치료제(ARB 발사르탄)를 처방하고 나머지 51명에게는 혈관수축과 염분축적을 억제하는 새 심부전 약(ARNI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을 처방한 뒤 경과를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신약을 복용한 환자에서 치료 전과 비교해 좌심실 용적은 7%, 좌심방 용적은 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실제 심장 초음파검사에서도 과거 비정상적으로 커져있던 심장이 치료 이후 현저히 작아진 모습이 확인되었다.

심장크기가 줄어들자 혈액을 한 방향으로 나가게 돕는 대문 역할의 심장판막이 온전히 닫혀, 역류하던 혈액의 양도 치료 전에 비해 21%나 감소했다.

한편, 혈압과 신장기능 저하와 같은 합병증 발생률은 두 치료법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효능과 부작용 발생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볼 때 신약이 심부전으로 인해 비대해진 심장 용적을 줄여 판막의 개폐(開閉)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신약은 좌심실의 이완과 수축기능을 나타내는 좌심실박출률(정상인 경우 60% 이상)이 35% 미만인 만성심부전 환자가 4주 이상 표준치료제로 치료를 받았음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의료보험적용이 가능하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임상연구를 통해 신약의 심부전 및 합병증 개선 효능이 표준치료제보다 월등히 뛰어난 점이 입증됐기 때문에, 심장판막질환을 동반한 만성심부전 치료에 신약을 적극 활용한다면 환자들의 수술부담은 줄이고 치료효과는 높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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