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2500만원의 뇌물수수 혐의로 1심에서 법정구속돼 6개월간 전주교도소에서 옥고를 치르다 2심에서 무죄선고를 받고 자유의 몸이 된 노길상 전 보건복지부 기획조정실장. 그가 최근 감방에서의 일상과 수인(囚人)으로서의 경험, 그리고 감방을 구심점으로 동심원처럼 퍼져나가는 지나온 시간의 기억들을 호출해 ‘방장의 노래’를 출간했다.

노길상 전 실장은 1956년 부산 출신으로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 1984년부터 2016년까지 만 32년간 보건복지부에서 재직했다. 지금은 호주에서 1년의 선교훈련과 3개월의 후보자 영입훈련을 마치고 해외 선교사 파견을 기다리고 있다.

1급 고위공무원(관리관)이자 교회 장로였던 그의 감방생활은 출소하는 그 날까지 단 하루도 수용하기 어려운 고행의 연속이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오히려 그는 방장으로서 교도소 내 죄수(?)들이 서로 오고 싶어하는 방을 운영하는 모범수로 적응력을 과시했다.

노 전 실장은 책머리에서 “있는 그대로 썼다. 숨기고 싶고 감추고 싶은 과거가 많지만 그냥 두었다”며 “이것은 지어낸 얘기가 아니라 내가 살아온 이야기다. 나의 이야기이지만 나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땅에 살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가르침과 보살핌을 받았고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사랑의 빚을 지고 살았던 데 대한 도리”라고 밝혔다.

이 책은 감방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 이후를 기록한 ‘임마누엘의 하나님’과 사랑하는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두 아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모은 ‘나의 사랑하는 자’, 과거 노길상의 인간 됨됨이를 민낱으로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상들과 술과 화투, 골프를 끊는 과정에서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소개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일상에서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기록한 ‘모든 것 내려놓고’ 등 총 4장으로 구성됐다.

노 전 실장은 이 책에서 “만약 2013년 1월 1심 선고에서 무죄를 받고 그날 서울로 올라왔다면 지난 6개월간 전주에서 누렸던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몰랐을 것이고 인생의 말년에 삶을 되돌아보고 정비하는 기회를 놓쳤을 것”이라며 감방생활 경험을 ‘수치’가 아니라 삶의 전환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코람데오 출판, 287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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