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심장병 수술시 사용되는 인공혈관 폰탄(Fontan)의 재고가 없어 당장 수술을 해야할 소아환자들의 수술이 어렵게 됐다.

이번 인공혈관 재고 부족 사태는 어쩌면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2017년 9월 ‘고어(Gore)’사의 의료사업부가 철수하면서 인공혈관 공급은 중단됐다.

고어사는 2016년 공급 중단을 발표하고 철수까지 1년 유예기간을 두었으나 그간 정부는 대책 마련이 없이 그대로 방치해뒀던 것이다.

또 당시 국내 대형병원들은 해당 제품을 미리 구매해뒀지만 최근 바닥나게 돼 환자들의 수술도 어렵게 됐다.

식약처는 “지난 2월 8일 인공혈관과 봉합사에 대해 공급 재개해 줄 것을 고어사에 요청한 바 있다”며 “고어사는 국내 대체품이 없는 봉합사는 공급이 가능하나 인공혈관은 국내 타사 대체품이 존재한다는 사유로 공급이 불필요하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흉부외과학회에 따르면 성인용 인공혈관의 대체품은 있지만 소아심장수술에 쓰이는 인공혈관은 고어사 외에 대체품이 없어 공급이 재개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선천성 심장병은 혈관이 없어 제때 수술을 받지 못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사망의 위험이 높아져 환자단체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고어가 공급하는 인조혈관은 선천성 심장병 아이들의 수술에 대체 불가능한 필수 치료제”라며 “고어의 공급 중단은 어떠한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반인권적이고 비윤리적인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생명과 직결되는 치료재료를 독점 공급하는 제조사가 공급거부나 중단의 방법으로 이용 환자의 접근권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법적,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식약처, 복지부는 10일 미국 고어사를 방문해 국내 시장 공급을 적극 검토해 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식약처는 “직접 방문해 현재 소아 환자들의 상황과 치료재료 가격제도 개선 등을 설명해 국내 공급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인공혈관의 국내 공급을 위해 고어사의 제시 조건을 적극 수용하고 국내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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