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재중 전문의

요즘 들어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마도 환경문제를 넘어, 건강문제로 이어지는 ‘미세먼지’일 것이다. 과거에는 출근길 혹은 등굣길에 집을 나서기 전 일기예보를 통해 비가 오는지 확인하여 우산을 준비했다. 그러나 현재는 미세먼지 수치를 확인하여 마스크를 준비하거나 일과 후 야외활동이 있을 시에는 스케줄을 조정한다. TV나 신문, 인터넷에서도 미세먼지와 관련된 건강정보와 질병 예방수칙, 미세먼지 절감대책에 관한 뉴스와 전문가들의 견해가 끊이지 않는다. 그만큼 국민들이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우려와 관심이 많다는 방증일 것이다.

◆ 미세먼지와 건강영향

미세먼지란?

‘Particular Matter’ 말 그대로 입자로 된 물질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 입자의 직경이 10μm 이하의 물질을 ‘미세먼지’라 하며 ‘PM10’ 이라 표기하고, 2.5μm 이하의 물질을 ‘초미세먼지’라 하고 ‘PM2.5’라 표기한다. 건강한 성인의 머리카락 굵기가 평균 70-100μm라고 하니 미세먼지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10배 작은 크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먼지라는 말은 입자가 작기 때문에 물질의 질량이 작고 따라서 공기 중에 부유된 상태로 이동하고 존재하기 때문에 부르게 된 것이다.

왜 우리는 미세먼지를 두려워하나?

미세먼지가 우리 몸에 들어와 질병을 유발한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충분히 증명이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미세먼지가 폐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하여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와 예방대책을 강구할 것을 경고하였다. 그 밖에도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되어 기관지염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 악화될 수 있고,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성 피부염과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을 유발하고 폐에 침습하여 폐렴 등의 염증반응을 유발하며 결막염과 같은 안구질환도 야기한다. 미세먼지 안에 존재하는 중금속과 같은 물질은 혈액에 녹아 들어 고혈압, 심장병 등과 같은 순환기계 질환의 원인이 되며 치매, 뇌졸중 등의 신경계 질환도 일으킨다. 또한 미세먼지는 태아의 성장발달을 저해시키고, 뇌신경 인지 발달저하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몸의 모든 부위에서 그리고 태아에까지 영향을 준다고 하니 가히 미세먼지는 우리에게 두려운 존재다.

◆ 미세먼지 예방법

화력발전소, 자동차와 같은 내연기관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근본적으로 제거하고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의 차단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 등이 선행되어야 하겠으나, 미세먼지라는 외부의 환경에서 우리를 먼저 보호하기 위한 실천을 하는 것이 보다 쉽고 빠른 길이다. 그 길은 우리 몸이 외부의 물질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기전을 이해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 몸의 방어 기전은?

5μm 이상의 물질은 일차적으로 코의 비강과 인후두부에서 대부분 통과하지 못하고 걸러진다. 이보다 작은 미세입자의 경우는 기관지를 거쳐 폐포벽까지 닿게 되는데 세포에 있는 섬모라는 가느다란 털이 이런 물질을 분당 10mm 속도로 밖으로 배출하게 한다. 또한 세포는 점액을 배출하여 점막을 형성하고 이는 우리 호흡기계를 항상 습하게 유지하게 만든다. 이런 습한 환경에서 미세먼지는 점막에 달라붙고 녹아서 가래를 형성하게 된다. 우리는 침과 가래로 내부의 미세먼지를 밖으로 배출하므로, 청결하게 가래를 뱉는 행위는 우리 몸을 지키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또한 미세먼지가 우리 몸의 신경을 자극하면 기침을 하게 되는데 기침은 미세먼지를 시속 200-400km로 빠르고 멀리 밖으로 배출하는 역동적인 활동이다. 눈은 눈물이 막을 이루고 있어 미세먼지가 직접 망막에 닿는 것을 막고 눈꺼풀이 깜박거리면서 이를 제거한다. 마치 물걸레질로 청소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 하겠다. 이처럼 우리 몸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어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과도하게 많은 날에는 한계가 있다.

미세먼지를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우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가급적 야외활동을 피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야외활동을 완전히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미세먼지가 심한 날 야외활동을 할 경우에는 미세먼지 마스크를 착용하여 미세먼지에 대한 노출을 줄이고 차단해야 한다. 마스크는 KF(Korea Filter) 수치를 확인하여 KF80 이상의 보건용 마스크를 쓰는 것이 추천된다. KF는 미세입자를 차단하는 능력을 말하며 뒤에 숫자는 그러한 능력의 효율을 의미한다. KF80은 0.6μm의 입자를 80% 이상 차단한다는 의미이며 KF94, KF99는 0.4μm의 입자를 각각 94%, 99% 차단한다는 의미이다. 뒤에 숫자가 클수록 성능이 좋다는 의미이므로 “숫자가 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뒤에 숫자가 높은 마스크일수록 착용 시 불편함이나 호흡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므로 개인의 호흡량이나 미세먼지의 상황에 따라 적절히 선택하면 된다. 마스크로 호흡기를 보호하듯이 알레르기 피부염 등이 있는 경우는 미세먼지가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옷으로 피부를 최대한 가려주어야 하며 손이나 얼굴, 목 등 노출되는 부분은 크림이나 로션 등을 자주 발라주어 피부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 또한 렌즈를 착용하기 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미세먼지를 닦아주고 눈물 막으로 안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로 눈물인데, 렌즈는 눈물의 분비를 방해하여 안구의 건조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한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물을 최대한 자주 많이 마셔서 호흡기를 비롯한 우리 몸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어야 한다. 가래와 같은 미세먼지를 잡아주는 역할이나 섬모의 운동으로 미세먼지를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 또한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어야만 가능하다.

◆ 질환 발생시 증상에 따라 빠른 조치 필요

미세먼지로 인한 피부 및 안구에 알레르기 질환이 발생하거나 호흡기질환, 신경계질환이 있을 시에는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은 대증적 치료로 대부분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대증적 치료란 가려움, 따가움 등의 증상에 대해 해결하거나 완화시켜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고 그 경우가 심할 때는 마스트(MAST)나 캡(CAP)과 같은 알레르기 검사를 시행하여 그 원인(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회피요법, 면역요법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모발, 혈액, 소변 등의 생체학적 시료를 분석하여 미세먼지에서 발견되는 중금속, 유기물질 등을 확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킬레이션(Chelation) 요법이나 비타민 보충요법 등을 시행하기도 한다. 킬레이션 치료를 할 시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전해질도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신장 수치, 간 수치 등을 면밀히 추적검사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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