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 치료 효과가 없다는 논문이 국제학술지에 발표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에 따르면 근거중심의학적 평가에 권위를 인정받는 코크란 리뷰(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 12월호에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 치료의 효과를 검증한 체계적 문헌고찰 논문이 발표됐다.

이 연구는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신병철 원장을 책임저자로 부산대, 경희대, 한국한의학연구원, 미국 메릴랜드의대 연구진이 참여했다.

 저자들은 영어, 중국어, 한국어로 발표된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술의 효과를 검증한 임상시험 논문들을 탐색해 기준에 맞는 12개의 논문을 선정해 분석했다. 선정된 연구들은 중국에서 실시된 임상시험이 5건으로 가장 많았고, 미국이 2건, 독일, 홍콩, 이란, 대만, 태국이 각각 1건 이었다.

 저자들은 가짜침 또는 다른 방식의 플라시보 대조군과 비교하면 침이나 레이저침 치료가 증상 완화에 효과가 없거나 거의 없어 보이고, 약물복용이나 주사 등 다른 여러 가지 치료법들과 침 치료의 비교 평가는 발표된 연구들의 질이 낮아서 결론을 내릴 수 없다고 평가했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통증이나 멍 같은 경미한 부작용이 보고되었는데 심각한 부작용 보고는 없었고, 부작용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은 논문들도 있었다.

 작년 3월 한국한의학연구원은 하버드대와 공동연구로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침 치료의 효능을 입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고 특위는 지적했다.

 특위는 한방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보도들만 줄을 잇는 국내 분위기와는 달리 국제 의학계에서는 효과를 인정받는 일이 매우 드물고, 특히 침술은 설계가 엉성한 임상시험에서는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 연구와 같은 방식의 엄밀한 평가에서는 플라시보 효과를 넘어서는 뚜렷한 효능을 증명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3월 권위 있는 의학 저널 BMJ에서 통증에 침 치료를 권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찬성과 반대 양 측 입장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을 정도로 국제 의학계에서 침술의 가치는 논란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위는 한방난임사업이나 추나요법 급여화 등 의학적 근거를 무시한 의료 정책들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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